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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DONG-EUN · 세계관설계자 (15편)

설계자라는 직업

김동은WhtDrgon. · 4편

4편. 설계자라는 직업

산출물을 만들 직무의 이름이 필요하다. 세계관이 자산이라면 그 자산의 생산과 관리를 맡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의 일은 작가의 일과 겹치면서도 다르다. 4편의 관통 질문은 이것이다: 작가와 설계자는 무엇이 다른가. 경계를 긋는 이유는 서열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협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업무의 경계가 없는 곳에서는 책임의 경계도 없고, 책임이 없는 일은 직업이 되지 못한다.

1. 작가, 기획자, 설계자의 차이

세 직무는 산출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작가의 산출물은 작품이다. 시작과 끝이 있는 완결된 이야기, 독자가 직접 소비하는 최종재를 만든다. 기획자의 산출물은 제품의 요구사항이다. 무엇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지를 정의한 문서를 만든다. 설계자의 산출물은 세계다. 정확히는 세계를 담은 참조 가능한 문서 체계로, 작가와 기획자가 소비하는 중간재를 만든다. 최종재와 중간재의 차이가 세 직무의 평가 기준을 가른다. 작품은 독자의 반응으로 평가받고, 기획은 제품의 성과로 평가받고, 세계관 문서는 그것을 참조한 창작들이 얼마나 어긋나지 않았는가로 평가받는다. 평가의 시차도 다르다. 작품은 공개 직후 심판받지만, 문서의 품질은 몇 번의 파생을 거친 뒤에야 드러난다. 고객도 다르다. 작가의 고객은 독자이고, 설계자의 고객은 일차적으로 동료 창작자들이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사고가 난다. 설계자가 독자를 직접 상대하려 하면 문서가 작품 흉내를 내며 서사를 품기 시작하고, 작가가 세계의 관리 책임까지 지면 창작이 행정에 짓눌린다. 어느 쪽이든 두 직무의 산출물이 함께 나빠진다. 한 사람이 여러 모자를 쓸 수는 있다. 다만 지금 어느 모자를 쓰고 있는지는 언제나 분명해야 한다. 겸직 자체가 아니라 겸직의 무자각이 사고의 원인이다. 작은 조직일수록 역할 전환의 선언을 습관으로 만들어두는 것이 낫다.

2. 설계와 편집: 이야기는 쓰고 세계관은 설계한다

동사의 차이도 직무를 가른다. 이야기는 쓴다고 말하고, 세계관은 설계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쓴다는 동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흐르는 선형의 생산을 가리킨다. 설계한다는 동사는 요소를 배치하고 관계를 조정하는 구조의 생산을 가리킨다. 세계관 작업의 실제 공정을 보면 설계라는 말로도 부족해서 편집이 절반이다. 기존 작품에서 설정을 발굴하고, 흩어진 조각을 대조하고, 충돌을 중재하고, 살릴 것과 버릴 것을 판정하고, 표기를 통일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간보다 이미 있는 유를 정돈하는 시간이 길다. 특히 오래 연재된 작품의 세계를 물려받은 경우, 첫 일 년은 거의 편집만 하게 된다. 이 사실은 채용과 훈련의 기준을 바꾼다. 세계관 담당자에게 가장 필요한 재능이 기발한 상상력이라는 통념은 절반만 맞다. 상상력은 후보를 만들 뿐이고, 후보를 세계에 편입시키는 능력은 대조와 판정과 기록의 능력이다. 좋은 설계자의 자질 목록은 그래서 좋은 편집자의 자질 목록과 많이 겹친다: 남의 글을 정확히 읽는 독해력, 규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집요함, 자기 취향을 세계의 기준 뒤에 두는 절제. 자기 세계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강한 사람일수록 남의 세계를 관리하는 이 자리에서 흔들리기 쉽다. 창작자의 화려함보다 사서의 꼼꼼함에 가까운 상이다. 채용 면접에서 물을 것도 세계를 지어보라가 아니라 이 두 설정의 충돌을 중재해보라 쪽이다. 이 상이 서 있어야 다음 비교가 정확해진다.

3. TRPG 마스터와 TRPG 세팅의 차이

설계자를 TRPG의 게임 마스터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반은 오해다. 마스터는 플레이 현장의 실행자다. 참가자들의 돌발 행동에 실시간으로 응답하고, 규칙의 빈틈을 즉석에서 재정하고, 오늘 밤의 재미에 책임을 진다. 마스터의 재능은 순발력과 연기력과 진행력이다. 설계자의 자리는 마스터가 아니라 마스터의 책상 위에 놓인 세팅집 쪽이다. 캠페인 세팅을 만든 사람은 플레이 현장에 없다. 대신 어느 현장에서 어떤 마스터가 진행해도 무너지지 않을 세계를 문서로 미리 공급한다. 즉석 재정은 마스터의 몫이되, 재정의 근거가 될 자료를 채워두는 것이 세팅 제작자의 몫이다. 좋은 세팅은 마스터의 즉흥을 막지 않고 즉흥의 품질을 올린다. 이 구분은 실무에서 권한의 문제로 나타난다. 현장의 임기응변 권한과 세계의 개정 권한은 다른 권한이다. 마스터가 오늘 세션에서 내린 재정이 자동으로 세계의 법이 되지는 않듯, 작가가 한 작품에서 만든 즉흥 설정이 자동으로 캐넌이 되지는 않는다. 등재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관문은 현장의 창의를 걸러내는 검열이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대조를 거치게 하는 검수다. 거꾸로 설계자는 현장을 직접 지휘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문서로 공급하고 관문을 지키는 것까지가 세팅 쪽의 일이다. 현장 개입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설계자는 결국 모든 프로젝트의 병목이 된다. 자신이 없어도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 직무의 역설적인 성공 조건이다.

4. 자연발생적 세계관과 인위적 세계관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경로는 크게 둘이다. 자연발생적 세계관은 작품이 먼저 있고 세계가 나중에 정리된 경우다. 연재가 쌓이면서 설정이 축적되고, 어느 시점에 그 축적을 사후적으로 체계화한다. 오래된 만화 시리즈와 장수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이 경로를 걸었다. 인위적 세계관은 세계가 먼저 설계되고 작품이 나중에 나오는 경우다. MUOS 체제의 기획들, 데뷔 전에 세계부터 짓는 아이돌 유니버스가 여기 속한다. 두 경로는 각자의 병을 가진다. 자연발생형의 병은 모순의 누적이다. 등재 관문 없이 수십 년 쌓인 설정에는 패러독스가 지층처럼 박혀 있어서, 정리 작업은 고고학과 외과수술을 겸하게 된다. 어느 지층까지 파고 어느 모순을 잘라낼지가 매번 판정의 대상이 된다. 인위형의 병은 검증의 부재다. 독자를 만나본 적 없는 설정들로 세계를 가득 채우면, 어떤 것이 재미로 작동하는지 모른 채 물량만 쌓인다. 서고는 가득한데 대출 기록이 없는 도서관과 같다. 처방은 서로의 장점을 빌리는 것이다. 자연발생형에는 지금부터라도 관문을 세우는 것이 처방이고, 인위형에는 작은 작품으로 빨리 시장의 검증을 받는 것이 처방이다. 설계자는 자기 세계가 어느 경로 위에 있는지부터 진단해야 한다. 경로가 다르면 첫 작업이 다르다. 자연발생형의 첫 작업은 감사와 목록화이고, 인위형의 첫 작업은 최소 검증 상품의 출시다. 진단 없이 방법론부터 적용하면 처방이 뒤바뀐다.

5. 유니버스 디자이너: 직업으로 성립하는 조건

이 일을 맡는 사람의 직함으로 나는 유니버스 디자이너라는 말을 쓴다. 직함은 지어 부르면 그만이지만, 직업은 조건을 갖춰야 성립한다. 조건은 셋으로 본다. 첫째는 반복되는 수요다. 한 회사에 한 번 있는 일은 프로젝트이고, 여러 조직에서 계속 생기는 일이라야 직업이다. IP 확장이 산업의 기본 전략이 된 지금 수요의 반복성은 확보되는 중이다. 세계관 담당이라는 채용 공고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양쪽에서 늘고 있는 것이 그 지표다. 둘째는 규격화된 산출물이다. 직업은 결과물의 형태로 자신을 증명한다. 건축가에게 도면이, 회계사에게 재무제표가 있듯이 유니버스 디자이너에게는 세계관 문서 체계가 있어야 한다. 산출물의 규격이 없으면 발주도 검수도 견적도 불가능하다. 규격 없는 직무의 보수는 협상이 아니라 호가로 정해지고, 호가 시장에서는 신뢰가 자라지 않는다. 셋째는 전수 가능성이다. 한 사람의 천재성에만 기대는 일은 직업이 아니라 재능이다. 방법이 정리되어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앞에서 말한 CT화다. 셋 중 지금 가장 부족한 것이 둘째와 셋째다. 수요는 생겼는데 규격과 교육이 따라가지 못해서, 현장은 매번 자격 미상의 사람을 뽑아 맨땅에서 굴리고 있다. 성공하면 개인의 재능으로, 실패하면 직무 무용론으로 결론 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연재가 규격과 방법 쪽을 계속 파고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6. 업무의 분리: 시나리오 기획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들

직업의 탄생은 대개 기존 직무의 세포분열이다. 게임 업계에서 세계관 작업은 오랫동안 시나리오 기획의 부속 업무였다. 시나리오 기획자가 퀘스트 대사를 쓰다가 지역 설정도 쓰고, 아이템 설명을 쓰다가 연표도 정리했다. 세계 관리가 별도의 일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던 시기다. 프로젝트가 작을 때는 이 겸업이 효율적이다. 문제는 규모가 커질 때 생긴다. 라이브 서비스가 수년씩 이어지고, 신작이 전작의 세계를 이어받고, IP가 게임 밖으로 수출되기 시작하면, 세계의 관리는 한 작품의 시나리오 업무량을 넘어선다. 한 사람의 겸업이 감당하던 일이 여러 팀의 참조 수요를 받는 기반 업무로 변하는 것이다. 이때 떨어져 나오는 업무의 목록은 뚜렷하다: 작품 단위가 아니라 IP 단위의 설정 총괄, 신규 콘텐츠의 설정 감수, 파생 프로젝트와 외부 파트너에 대한 세계관 자료 공급, 설정 문서 체계의 구축과 개정 관리. 공통점은 전부 특정 작품의 마감과 무관하게 계속되는 일이라는 점이다. 마감이 있는 일과 마감이 없는 일을 한 사람에게 맡기면 마감 없는 일이 늘 뒤로 밀린다. 세계 관리가 만성적으로 방치되는 조직의 구조적 원인이 이것이다. 분리는 사치가 아니라 규모가 강제하는 수순이다. 회계가 총무에서, 데이터 분석이 마케팅에서 분화해 나온 것과 같은 경로다. 분리의 시점을 놓친 조직은 세계의 부채가 감당 불능으로 쌓인 뒤에야 전담자를 찾는다.

7. 도입기의 의무감: 설정을 다 써야 할 것 같은 압박

분리된 협업의 초기에는 특유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설정에 대한 의무감이다. 두꺼운 세계관 문서를 건네받은 작가는 이것을 다 반영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기 쉽다. 비싸게 만든 자료라는 것을 알기에, 안 쓰면 낭비 같고 못 쓰면 실력 부족 같다. 발주한 조직 쪽도 마찬가지여서, 만들어둔 설정이 작품에 안 나오면 투자가 회수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양쪽의 의무감이 만나면 최악의 결과물이 나온다. 이야기가 멈추고 설정 소개가 시작되는 작품, 대사가 백과사전을 낭독하는 작품이다. 독자는 시험공부를 하러 온 것이 아니므로 떠난다. 설정 자랑이 재미를 이긴 작품의 말로는 장르를 불문하고 같다. 이 압박은 세계관 문서의 성격에 대한 오해에서 온다. 문서는 이행해야 할 계약서가 아니라 꺼내 쓰는 창고다. 창고의 가치는 소진율이 아니라 필요할 때 원하는 것이 있었는가로 측정된다. 재고 회전율로 창고를 평가하기 시작하면 현장은 필요 없는 물건부터 꺼내 쓰게 되고, 세계관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그것이 곧 설정 낭독이다. 백동화의 원리를 떠올리면 된다. 세계관은 애초에 낭비를 필수요소로 갖는 작업이었다. 만든 것의 대부분이 화면에 안 나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정상 상태다. 이 정상 상태를 계약과 평가 기준에 명문화해두는 것이 도입기의 갈등을 줄이는 실무 요령이다. 활용률 대신 참조의 정확성을 지표로 삼으면 양쪽의 의무감이 함께 풀린다.

8. 상상력 불가침: 작가의 상상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의무감의 문제를 원칙의 언어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세계관은 작가의 상상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것을 상상력 불가침의 원칙이라 부르고, 설계 업무의 제1 제약으로 삼는다. 세계관의 존재 이유는 이야기의 탄생을 돕는 것이다. 그런데 규칙이 과밀하고 금지가 촘촘한 세계에서 작가는 쓸 수 있는 이야기부터 찾는 처지가 된다. 창작의 순서가 뒤집히는 것이다. 준수 비용이 창작 이득을 넘는 순간 작가는 세계를 우회하거나 떠나며, 참조되지 않는 세계관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세계의 권위는 강제에서 나오지 않고 유용함에서 나온다. 실무 지침은 명령문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좋은 세계관 문서는 하지 말라의 목록이 아니라 이렇게 되어 있다의 목록이다. 금지는 세계의 정합성이 실제로 무너지는 지점에만 최소한으로 건다. 나머지는 상태의 서술로 제공하여, 작가가 그 상태 위에서 무엇이든 지어볼 수 있게 한다. 이 도시는 밤에 통행이 금지된다는 서술은 금지처럼 보이지만, 작가에게는 통금을 어기는 이야기라는 새 소재를 주는 상태 서술이다. 감수 업무도 같은 원칙을 따른다. 감수자의 질문은 설정과 다르다가 아니라 이 변경을 등재할 것인가여야 한다. 전자는 검열의 언어이고 후자는 관리의 언어다. 작가의 일탈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 세계 갱신의 후보다. 불가침의 원칙은 결국 세계를 작가의 적이 아니라 도구로 유지하는 원칙이다.

9. 범용성과 참신함의 경계

불가침의 원칙을 지키다 보면 설계는 자연히 범용성 쪽으로 기운다. 여기서 앞에 미뤄둔 긴장이 돌아온다. 범용성은 상품성의 조건이지 매력의 조건이 아니라는 문제다. 어떤 작가가 와도 쓸 수 있는 세계를 만들다 보면, 장르 표준에 수렴한 무난한 세계가 되기 쉽다. 무난한 세계는 참조하기는 좋아도 사랑받기는 어렵다. 팬덤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그 세계만의 고유한 무엇이다. 표준에 충실한 세계는 대체 가능하고, 대체 가능한 것에는 애착이 붙지 않는다. 반대로 참신함만 좇으면 세계는 뾰족해지는 대신 다루기 어려워진다. 독창적 설정일수록 이해 비용이 높고, 이해 비용이 높은 세계는 소수의 창작자만 다룰 수 있어 범용성이 죽는다. 원작자 사후에 아무도 이어받지 못하는 세계들이 이 극단의 사례다. 설계는 이 두 값 사이의 최적점 찾기다. 실무의 요령은 층을 나누는 것이다. 세계의 기반층은 장르 문법에 가깝게 두어 진입 비용을 낮추고, 고유성은 소수의 핵심 설정에 집중시켜 식별력을 만든다. 전부 낯선 세계가 아니라 낯선 것이 정확히 배치된 세계가 목표다. 독자는 익숙한 문으로 들어와 낯선 방에서 사로잡힌다. 어느 설정을 고유성의 자리에 앉힐지가 설계자의 가장 창작적인 결정이며, 이 결정에는 정답표가 없다. 그래서 이 직무는 행정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관리의 규율과 창작의 감각이 한 직무 안에서 요구되는 것이 이 일의 난도이자 재미다.

10. 실험적 협업: 게임 밖 창작자들과 일하는 법

경계선의 마지막 문제는 조직 바깥에 있다. IP가 게임과 웹툰과 영상과 공연을 오가는 시대의 설계자는 자기 업계의 문법을 모르는 창작자들과 일하게 된다. 이 협업은 아직 표준이 없는 실험의 영역이다. 실패의 전형부터 보자. 두꺼운 설정집을 통째로 넘기고 알아서 참조하라는 방식은 거의 실패한다. 매체가 다르면 필요한 정보의 종류와 해상도가 다른데, 문서는 원 매체의 필요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받은 쪽은 필요한 것을 찾지 못하고, 준 쪽은 다 줬는데 왜 못 쓰냐고 답답해한다. 영상 팀에는 시각 자료와 인물 관계가, 공연 팀에는 상징과 정서의 축이, 게임 팀에는 규칙과 수치의 체계가 먼저 필요하다. 그래서 실험적 협업의 실무는 번역에 가깝다. 같은 세계를 상대 매체의 언어로 추려 다시 포장하는 매체별 브리핑 문서가 통째 전달보다 훨씬 잘 작동한다. 분량이 십분의 일로 줄어도 상대의 언어로 정리된 문서가 참조율은 몇 배로 높다. 또 하나의 요령은 질의 창구의 단일화다. 외부 창작자의 설정 질문이 여러 담당자에게 흩어지면 대답이 서로 어긋나 즉석에서 파생버전이 태어난다. 답변자마다 다른 기억으로 답하기 때문이다. 창구를 설계자로 모으고, 답변한 내용을 문서에 반영해 다음 질문자부터는 문서가 답하게 만든다. 협업의 횟수만큼 문서가 자라는 구조를 만들면, 실험은 반복될수록 표준에 가까워진다. 외부 협업의 질문 목록 자체가 문서의 부족분을 알려주는 무료 감사 보고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