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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JE PROCESS · MEJE 캐릭터특화 프로세스 (14편)

무엇을 켜고 무엇을 끌까: 4계층과 사전 준비 5 모듈

MEJE Works · 3편

제3장. 무엇을 켜고 무엇을 끌까: 4계층과 사전 준비 5 모듈

지난 장에 시드에서 출력까지 12 단계의 흐름을 한 번에 펼쳐 보았습니다. 12 단계는 한 인물을 빚는 길의 지도입니다. 그 지도가 4·5·6장부터의 본격 작업을 받쳐 줄 골격이 됩니다.

오늘 장은 그 12 단계 옆에 미리 결정해 두어야 하는 두 가지를 정리합니다. 이 두 가지를 정하지 않고 본격 작업으로 들어가면, 일 중간에 분량이 어긋나거나 작업이 한 곳에 멈춥니다. 첫째는 캐릭터의 위계: 한 인물에게 얼마의 시간과 깊이를 들일 것인가. 둘째는 사전 준비 5 모듈: 12 단계 옆에 의식해서 켜거나 끄는 옵션 다섯 개.

오늘이 자세와 골격의 마지막 장입니다. 이 장을 끝내면 다음 장부터는 한 인물이 실제로 빚어지기 시작합니다.

한 인물에 얼마의 시간을 들일 것인가

작품을 시작할 때 가장 자주 어긋나는 부분 하나를 먼저 짚어 두겠습니다. 모든 인물에 같은 시간을 들이는 일. 이게 자주 사고를 부릅니다.

한 작품 안에서도 인물마다 들이는 공이 다릅니다.

  • 〈해리 포터〉의 어니 맥밀란은 이름과 기숙사, 몇 마디 대사까지 있지만 서사 비중은 낮은 전형적인 조연입니다. 이런 인물에게 주인공만큼 공을 들이면 정작 주인공이 얇아집니다.
  • 〈반지의 제왕〉 원작의 톰 봄바딜은 매력적인 인물인데도 본 줄거리와 맞물리는 부분이 적어, 영화판에서는 통째로 빠졌습니다. 비중 판단이 곧 분량 판단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유명한 예입니다.

돋보기 · 〈더 와이어〉의 군상 드라마 〈더 와이어〉는 마약상, 형사, 부두 노동자, 정치인, 교사, 기자까지 수십 명을 한 도시 안에 풀어 놓습니다. 놀라운 점은 누구도 '엑스트라'로 소비되지 않으면서도, 한 명 한 명에게 정확히 제 비중만큼의 시간만 준다는 것입니다. 단역에게 과한 사연을 달지 않고 핵심 인물에겐 충분한 깊이를 주죠. 위계를 미리 정해 비중에 비례해 공을 들인다는 이 장의 원칙이, 가장 큰 규모에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30명이라고 해 봅시다. 30명에게 모두 똑같이 8시간을 들이면 240시간이 듭니다. 한 달입니다. 그러나 30명 중 작품의 핵심에 놓이는 인물은 보통 한두 명입니다. 다수 사건에 관여하는 인물은 5명에서 15명 사이. 한두 장면에만 등장하는 인물이 그 외 나머지입니다. 이 30명에게 모두 같은 시간을 들인다면 핵심 인물에는 시간이 모자라고 단역에는 시간이 과도합니다.

저희는 캐릭터의 위계를 네 단계로 나눕니다. 주인공(12명, 작품의 시점·갈등의 축)은 통합 시트 7,000자 ±30%에 815시간을 들이고, 주요 인물(515명, 다수 사건에 관여)은 4,000자 ±30%에 47시간, 조연(1550명, 일부 사건에 등장)은 2,000자 ±30%에 12시간, 단역(50명+, 단일 장면 또는 이름만)은 1,000자 ±30%에 30분~1시간이 표준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작업 시간을 합산하면 차이가 큽니다. 30명을 4·15·25·... 같은 분포로 두면 한 작품의 캐릭터 빌드 총 시간이 한 달이 아니라 일주일 안쪽으로 줄어듭니다. 시간을 줄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시간을 비중에 비례하게 두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표가 본 강연의 4·5·6·7장... 모든 장의 작업에 미리 적용됩니다. 다음 장 4장에서 시드 작업을 다룰 때, "주인공에게는 시드 카드 다섯 장 + 외부 시드를 모두 결합하지만, 단역에는 카드 한 장 또는 외부 시드 한 줄만"이라는 식으로 위계가 직접 작용합니다.

분량 차등이 왜 중요한가

이 위계 표를 작업 전에 정해 두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한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다른 작업장에서 본 적 있는 사고입니다.

한 작가가 새 작품을 준비하는데, 등장인물 30명을 모두 같은 깊이로 빚기로 결심합니다. 그 마음은 좋습니다. 모든 인물을 다 사랑하고 싶고, 모든 인물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30명을 다 빚는 데 한 달이 걸립니다. 한 달 뒤 작품을 시작하려고 폴더를 열었더니, 본편의 전반부에만 등장하는 어떤 단역에 7,000자짜리 통합 시트가 들어 있고, 작품 내내 등장하는 주인공에게는 1,500자짜리 짧은 메모만 들어 있습니다. 분량이 역전된 것입니다.

이 사고는 특별한 사고가 아닙니다. 위계를 미리 정하지 않은 작업의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먼저 빚기 시작한 인물에게 시간이 몰리고, 나중에 빚는 인물일수록 피로가 쌓여 시간이 줄어듭니다. 작품 내 비중과 작업 순서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으니, 결국 분량이 순서에 따라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위계 표를 미리 정해 두면 이런 사고가 줄어듭니다. 시드를 결정하는 1단계의 첫 줄에서 그 인물의 위계(주인공·주요·조연·단역 중 어느 쪽인지)를 명시합니다. 그 명시가 후속 11 단계의 분량 표준을 결정합니다. 단역으로 시작한 인물에게 어느 단계에서 7,000자를 쓰려고 하면 양식이 그 자리에서 멈춰 줍니다. 양식이 자체적으로 분량 역전을 막는 셈입니다.

단축경로의 의미

위계 표는 시간 분배만 결정하지 않습니다. 어느 단계를 풀로 밟고 어느 단계를 축약할지도 결정합니다. 이걸 단축경로라고 부릅니다.

이야기 작법에는 오래된 격언이 있습니다. "모든 인물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화면을 잠깐 스치는 단역조차 자기 삶의 한가운데를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말이 모두에게 똑같은 분량을 주라는 뜻은 아닙니다. 〈코코〉의 미겔이 주인공으로 깊게 그려지는 동안, 곁을 채우는 수많은 인물은 짧지만 또렷하게 처리됩니다. 깊이의 차등과 인물에 대한 존중은 별개라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12 단계를 모두 풀로 밟습니다. 시드 다섯 카드, 5종 척도와 보조 척도, 1500자 단편, 다섯 매체 출력, 22문답, 5막 변천. 모두 풀입니다.

주요 인물은 12 단계를 따라가되 일부를 축약합니다. 일상단면 시나리오는 1500자가 아니라 800자 메모로 줄이고, 비틀기는 6×3 매트릭스만 하고 5변형은 생략하고, 5매체 출력은 통합 시트와 한두 매체만 산출합니다.

조연은 더 줄입니다. 시드 카드 한 장, 5종 척도 중 두 종(가장 빠른 두 가지만), 일상단면 시나리오는 생략, 능력이나 기호 한 가지만, 5매체 출력은 통합 시트만. 조연 한 명에게 1~2시간이 걸립니다.

단역은 가장 줄어듭니다. 외부 시드 한 줄, 한 단어 정체성, 이름과 한 가지 외모만, 통합 시트 1단락. 단역 한 명에 30분에서 1시간.

이 단축경로가 위계 표와 짝을 이뤄 작업 전체의 시간을 합리화합니다. 30명짜리 작품의 캐릭터 빌드 총 시간이 240시간에서 60시간 안쪽으로 줄어드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위계와 단축경로는 작품 시작 전에 결정합니다. 시드를 결정하는 1단계의 첫 줄에 그 인물의 위계가 명시되고, 그 명시가 후속 11 단계의 작업 깊이를 자동으로 결정합니다.

사전 준비 5 모듈

여기까지가 첫째 결정이었습니다. 둘째 결정은 사전 준비 5가지 모듈입니다.

본 절차의 12 단계는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12 단계만 거쳐도 한 인물이 빚어집니다. 그러나 작품의 성격에 따라 12 단계 옆에 켜 두면 좋은 보강 모듈이 다섯 가지 있습니다. 이 다섯 모듈은 의무가 아니라 옵션입니다. 작품에 맞게 켜거나 끕니다.

다섯 모듈을 한 줄씩 먼저 보여 드리겠습니다. 모듈 1 첫 등장 장면 강화는 5·6단계 사이 또는 12단계 출력 시에 켜고, 모듈 2 캐릭터 진화 시뮬레이션은 12단계 출력 이후. 모듈 3 참조 캐릭터 매핑은 1단계 시드 또는 3단계 일상단면에서 켜고, 모듈 4 세계관 정합성 사전 체크리스트는 본 절차 진입 전에 사용자가 미리 준비하고, 모듈 5 정체성·다양성 차원은 6단계 정체화 보강 시점에 켭니다.

다섯 모듈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모듈 1. 첫 등장 장면 강화

캐릭터의 첫 등장은 독자나 시청자가 그 인물을 처음 만나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 5초 안에 그 인물이 누구인지 식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는 그 인물에게 마음을 주지 않습니다.

이 모듈을 켜면 첫 등장 장면에 다섯 가지 도구를 적용합니다. 약자나 동물을 보호하는 작은 행동을 한 줄 넣어 호감 확보하기, 첫 대사가 직업·계급·억양을 동시에 전달하는지 점검하기, 5초 안에 식별 가능한지 점검하기, 시그니처 포즈나 표정 한 가지 결정하기, 도입 다섯 문장 미리 써 두기.

첫 등장을 설계하는 기법은 영상 연출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인물을 처음 비추는 방식을 '캐릭터 인트로덕션'이라 부르며, 한 번의 행동으로 성격을 압축합니다. 〈인디아나 존스〉가 동굴의 함정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오며 등장하는 장면,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우가 가라앉는 돛단배 위에 당당히 선 채로 항구에 들어오는 첫 장면이 그렇습니다. 만화의 첫 등장 컷, 게임 캐릭터의 등장 연출도 같은 원리로 "5초 안에 누구인지"를 새깁니다.

이 모듈은 주인공이나 주요 인물이 작품 도입에 등장할 때 켜 둘 만합니다. 단역에는 거의 켜지 않습니다. 단역은 첫 등장이 곧 마지막 등장인 경우가 많아서, 첫 등장의 강화는 큰 차이를 만들지 않습니다.

모듈 2. 캐릭터 진화 시뮬레이션

이 모듈은 12 단계가 다 끝난 뒤에 켭니다. 빚어진 인물이 작품 끝난 뒤 어떻게 살아갈지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단계입니다.

다섯 가지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5년 후의 모습 (그가 자기 거짓을 폐기했을 경우와 못 폐기했을 경우 두 갈래), 10년 후의 모습, 핵심 선택을 거꾸로 했을 경우의 평행 가능성, 작품 끝난 뒤 살아가는 모습, 그의 자녀나 제자에게 미치는 영향.

이 모듈은 시리즈물이나 장편 후속작이 가능한 작품에서 켭니다. 단편이라면 거의 켜지 않습니다. 단편의 캐릭터는 그 단편 안에서 시작하고 끝납니다. 5년 후의 모습이 작품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모듈 3. 참조 캐릭터 매핑

이 모듈은 발상이 막히거나 톤이 잡히지 않을 때 켭니다. 이미 존재하는 다른 작품의 캐릭터들을 참조해 자기 캐릭터의 결을 잡는 작업입니다.

작업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외국 작품 캐릭터 한두 명, 한국 작품 캐릭터 한두 명을 골라 둡니다. 자기 캐릭터가 이들의 어느 측면을 차용했는지를 한 줄씩 적습니다. 어느 측면을 일부러 비틀었는지를 한 줄씩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참조 캐릭터들의 흔한 함정(자주 빠지는 클리셰)을 메모해 두고 그 함정을 피하기로 합니다.

다른 작품을 참조해 자기 인물을 빚는 일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흔한 작업입니다. 〈라이온 킹〉은 셰익스피어 〈햄릿〉의 구도를 동물 왕국으로 옮겨 심바를 빚었고, 〈매트릭스〉의 네오는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분위기와 사이버펑크 전통을 적극 참조해 태어났습니다. 참조의 핵심은 베끼기가 아니라, 어디를 가져오고 어디를 비틀지를 또렷이 아는 데 있습니다.

이 모듈은 첫 캐릭터 빌드에서 자주 켭니다. 발상이 충분히 잡혀 있으면 끕니다. 흔한 클리셰 위험이 큰 장르(로맨스·이세계·회귀물 등)에서는 함정 메모만이라도 켜 두기를 권합니다.

이세계물·회귀물: 웹소설에서 특히 흔한 장르입니다. 이세계물은 주인공이 전혀 다른 세계로 넘어가 펼치는 이야기, 회귀물은 죽거나 실패한 주인공이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다시 사는 이야기입니다. 둘 다 정형화된 전개가 많아 클리셰가 빠르게 쌓이고, 그래서 함정 메모가 특히 쓸모 있습니다.

모듈 4. 세계관 정합성 사전 체크리스트

다섯 모듈 중 가장 중요한 모듈입니다. 그리고 다른 모듈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모듈입니다. 이 모듈은 본 절차에 진입하기 전, 제작자가 미리 준비해 두는 자료입니다. 12 단계 어느 부분에서 작업하는 게 아니라 12 단계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세계를 먼저 짓고 인물을 그 안에 놓는 방식은 오래된 전통입니다. J.R.R. 톨킨은 〈반지의 제왕〉을 쓰기 전에 중간계의 언어와 역사, 신화부터 만들고 인물을 그 세계의 규칙 안에 놓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일관된 가상 세계를 짓는 일을 '하위 창조(서브크리에이션)'라고 불렀습니다. 프랭크 허버트도 소설 〈듄〉에서 사막 행성 아라키스의 생태와 정치, 종교를 먼저 설계한 뒤 폴 아트레이데스를 그 세계의 규칙 위에 올렸습니다. 세계가 인물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미리 정해 준다는 발상이며, 모듈 4가 바로 그 준비에 해당합니다.

준비할 항목은 여덟 가지입니다.

  1. 세계관의 한 줄 요약: 장르·시대·주된 모티프
  2. 기술이나 마법 수준: 능력의 한계 명세
  3. 사회 구조: 계급·정치·경제 체제
  4. 핵심 사회적 갈등의 원천
  5. 중요 연표: 작품 안 사건 1~5개
  6. 다른 핵심 인물: 한 줄씩 그들의 위치
  7. 톤·정조 매뉴얼: 밝음·어두움·희극·비극의 비율
  8. 금지 사항: 작가가 다루지 않을 주제·표현

이 여덟 항목이 미리 정리되어 있으면 12 단계의 작업 완성도가 올라갑니다. 시드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자기 객관화 단계에서, 일상단면 시나리오 단계에서, 관계망 단계에서, 모든 단계가 이 여덟 항목을 참조합니다. 한 인물의 직업이 그 세계관의 사회 구조에 맞는지, 그의 능력이 기술 수준 안에서 가능한지, 그의 갈등이 작품의 톤에 맞는지를 매 단계에서 자동으로 점검됩니다.

이 항목들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12 단계를 다 거친 뒤에 작품 안에 그 인물을 넣었더니 어딘가 어긋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 단계를 거꾸로 거슬러 가서 보정해야 합니다. 시간 손실이 큽니다.

이 모듈은 기존 IP에 캐릭터를 끼워 넣을 때는 모든 항목을 켭니다. 자유 창작 시에는 적어도 1번(한 줄 요약)과 7번(톤·정조)만이라도 켜 두기를 권합니다.

IP(Intellectual Property): 직역하면 지식 재산이지만, 창작 현장에서는 보통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 묶음, 곧 '판권이 있는 작품 세계'를 가리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포켓몬〉처럼 이미 규칙과 인물이 정해진 세계에 새 캐릭터를 더할 때는, 내 마음대로 만들기 전에 그 세계의 기존 설정과 먼저 어긋나지 않게 맞춰야 합니다.

저희가 이 모듈을 다른 모듈과 분리해 다루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이 모듈만은 본 절차에 들어서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합니다. 다른 네 모듈은 절차 안에서 켜고 끄지만, 이 모듈은 절차 바깥에서 미리 준비됩니다. 작업 디렉토리의 루트에 한 파일로 두고, 12 단계 작업 도중 수시로 펼쳐 봅니다.

모듈 5. 정체성·다양성 차원

마지막 모듈은 캐릭터의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두는 작업입니다. 6단계 정체화의 보강으로 켭니다.

일곱 차원이 있습니다.

  1. 성적 지향
  2. 성 정체성
  3. 인종·민족·언어 디테일
  4. 장애·만성질환
  5. 사회경제적 배경: 계급·이주 경험
  6. 종교·영성
  7. 신경다양성: 자폐·ADHD·난독증 등

이 일곱 차원은 한 인물에 모두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품 톤·기획에 맞게 의식해서 선택합니다. 그러나 의식해서 선택하지 않으면, 모든 인물이 작가 자신을 닮은 한 가지 정체성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그게 의도된 게 아니라면 한 번씩 점검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10장에서 자세히 다루는 캐스트 분배 단계에 이 모듈을 결합하면, 작품 전체의 다양성이 자연스럽게 분산됩니다. 한 인물에게 모든 다양성을 몰지 않고, 다섯 인물에 일곱 차원이 적절히 분포되도록 배치합니다.

모듈을 어떻게 켜고 끄는가

다섯 모듈의 적용 여부는 시드 결정 직후 한 번에 결정합니다. 결정 양식이 단순합니다.

모듈 1 첫 등장 강화: a+ b+ c+ d- e-
모듈 2 진화 시뮬레이션: a- b- c- d- e-
모듈 3 참조 캐릭터: a+ b+ c+ d+ e-
모듈 4 세계관 정합성: a+ b+ c+ d+ e+ f+ g+ h+
모듈 5 정체성·다양성: a+ b- c+ d- e- f- g-

각 모듈에 ae 또는 ah 항목이 붙어 있고, 각 항목에 + 또는 -를 붙여 적용 여부를 명시합니다. +가 적용, -가 의식적 제외입니다. 모듈 자체를 통째로 끄려면 해당 줄을 생략합니다.

이 양식이 짧지만 한 가지를 강제합니다. -는 의식적인 제외라는 것.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곳에 -를 명시해 두면, "그냥 안 했다"가 아니라 "결정해서 안 했다"가 됩니다. 그 결정이 작업 도중 한 번 의심될 때("이 모듈도 켜야 하지 않을까?"), 다시 펼쳐 보고 그 결정의 이유를 떠올리게 됩니다.

결정의 시점

위계와 5 모듈 이 두 가지를 작업 전에 결정합니다. 시드 결정의 1단계 직후입니다. 시드 한 줄이 정리되면 그 시드 옆에 위계 한 줄과 5 모듈의 적용 표를 같이 두고, 이 셋이 한 묶음으로 후속 11 단계를 따라갑니다.

이 결정이 본격 작업의 토대가 됩니다. 같은 시드라도 위계가 달라지면 작업 분량이 달라집니다. 같은 위계라도 모듈 적용이 달라지면 산출의 결이 달라집니다. 12 단계의 절차는 같지만, 결정의 조합에 따라 다른 인물이 빚어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결정 단계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가를 잠깐 정리해 두겠습니다.

  • 위계 결정: 제작자. 작품 안에서 그 인물의 비중을 결정하는 일입니다. AI 작업 동료에게 추천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정은 제작자가 합니다.
  • 5 모듈 적용 결정: 제작자. 작품의 성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모듈을 켜고 끕니다.
  • 모듈 4의 8항목 사전 준비: 제작자가 주도, AI 작업 동료 보조. 1번 한 줄 요약, 7번 톤·정조 매뉴얼은 제작자가 직접 씁니다. 2번 기술·마법 수준, 3번 사회 구조 같은 보조 자료는 AI 작업 동료와 함께 1차 초고를 짜내고 제작자가 검수합니다.

이 결정 자체가 작업 시간 안에 들어갑니다. 주인공 한 명에 8~15시간이 든다고 했을 때, 그 시간 안에 위계·모듈 결정과 모듈 4 사전 준비가 모두 포함됩니다. 만약 모듈 4가 이미 다른 작품 작업에서 정리되어 있다면 시간이 줄어듭니다. 같은 세계관 안에서 캐릭터를 여러 명 빚을 때 모듈 4의 시간 절감 효과가 큽니다.

자세와 골격, 끝

오늘 장까지 본 강연의 자세와 골격이 모두 잡혔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캐릭터를 한 인간으로 다룹니다. 분노가 아닌 애정으로, 처음에는 일부러 납작하게 만들고, 그 위에 살을 붙여 갑니다. 그 인물에게 잘못된 방향을 계속 제시해야 그가 살아 움직입니다.

둘째, 이 일은 제작자와 AI 작업 동료가 함께 합니다. 도구가 아니라 동료입니다. 매 단계에서 두 사람의 분담이 다릅니다.

셋째, 12 단계가 시드에서 출력까지를 잇습니다. 네 묶음으로 짜여 있고, 위계에 따라 어느 단계는 풀로 밟고 어느 단계는 축약합니다.

넷째, 12 단계 옆에 사전 준비 5 모듈이 있습니다. 작품 성격에 맞게 켜고 끕니다. 모듈 4(세계관 정합성)만은 절차 진입 전에 미리 준비합니다.

다음 장부터 본격 작업입니다. 4장에서는 시드를 결정합니다. 30종의 시드 카드에서 다섯을 뽑는 길과 외부 시드를 정리하는 길, 약식으로 빨리 시드를 짜는 세 가지 방법, 그리고 시드 한 줄로 압축하는 작법을 한 장에 모두 담겠습니다. 3장까지의 자세와 골격을 손에 쥐고, 한 인물의 시작 지점으로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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