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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DONG-EUN · 모바일 게임 BM 리뉴얼

07 콘솔

김동은WhtDrgon. · Chapter 7

7편. 콘솔 - 패키지의 탄생과 DLC의 발명

핵심 질문: "왜 사람들은 아직 해보지도 않은 게임에 3만 원을 냈는가?"

"소유"라는 습관 공간

책을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직 읽지 않은 책입니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제목과 표지와 서평을 보고 구매 결정을 내립니다. 이것은 수백 년의 훈련입니다. 인쇄술이 보급된 15세기 이후, 인류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콘텐츠를 선불로 구매하는" 습관을 몸에 새겼습니다. LP 음반을 살 때도, 카세트 테이프를 살 때도 같은 구조였습니다. 음악을 직접 들어보지 않고 샀습니다. 그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것이 "소유의 지불 습관 공간"이었습니다.

1977년, 아타리는 이 습관 공간에 게임 카트리지를 착지시켰습니다.

아타리 2600. "해보지도 않은 게임에 돈을 낸다"는 행위가 가능해진 것은, 게임이 책이나 음반처럼 포장돼 선반에 놓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콘텐츠가 소유 가능한 물리적 형태를 갖추는 순간, 기존 지불 습관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착지는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카트리지의 발명 - 게임을 책처럼 파는 구조

아타리 이전에도 가정용 콘솔은 있었습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 1972)가 먼저였습니다. 하지만 이 기기에는 고정된 게임만 탑재됐습니다. 기기를 사면 게임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유통 구조가 없었습니다.

아타리 2600(1977)이 바꾼 것은 교체 가능한 카트리지입니다. 카트리지는 독립적으로 포장되고 유통될 수 있었습니다. 서점이나 장난감 가게에서 게임을 사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제조사와 별개로 제3의 회사가 카트리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이 탄생한 순간입니다.

이 구조는 서적 출판 생태계와 거의 동일합니다:

  • 출판사(게임 개발사) → 서점(완구점/소매점) → 독자(게이머)
  • 책(카트리지) = 소유 가능한 물리적 콘텐츠
  • "이 타이틀을 사겠다"는 개별 구매 결정
  • 완독 여부와 무관하게 소유권은 구매자에게

아타리 2600의 히트는 단순히 게임기의 성공이 아니었습니다. "게임을 책처럼 파는" 유통 모델이 작동한다는 증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증명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었습니다. 품질 보증.

아타리 쇼크(1983) - 소유 습관 공간의 첫 번째 붕괴

책의 소유 습관 공간이 작동하는 이유는 "책은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가질 것"이라는 암묵적 신뢰 때문입니다. 출판사, 편집자, 서점이 큐레이션 역할을 합니다. 독자는 그 신뢰를 기반으로 미리 구매 결정을 내립니다.

1982년~1983년, 아타리 생태계에서 이 신뢰 구조가 무너졌습니다.

교체 가능한 카트리지 형식이 보급되자 제3자 개발사들이 대거 진입했습니다. 아타리 라이선스 없이도 카트리지를 제조할 수 있었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았습니다. 1982년까지 아타리 2600 타이틀은 수백 종에 달했습니다.

수량은 늘었지만 품질 관리 체계가 없었습니다. 급조된 타이틀들이 대거 출시됐습니다.

E.T. the Extra-Terrestrial(1982): 영화 E.T.의 흥행 성공 이후 아타리가 계약한 타이틀입니다. 개발에 주어진 시간은 약 5주(36일). 1982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출시됐습니다. 판매 부진 이후 반품 재고가 대규모로 발생했습니다. 1983년 뉴멕시코 사막 매립지에 대량의 카트리지가 묻혔다는 사실은 수십 년 후 발굴 작업(2014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발굴된 카트리지 일부는 이후 경매에서 판매됐습니다.

시장 전체 수치: 미국 콘솔 게임 시장 매출은 1983년 약 32억 달러에서 1985년 약 1억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아타리의 모회사 워너커뮤니케이션즈는 1983년 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아타리 쇼크(Video Game Crash of 1983)"입니다. 품질 보증 없는 소유 모델이 어떻게 무너지는지의 첫 번째 사례였습니다.

닌텐도의 답 - 신뢰를 BM으로 만드는 방법

1983년의 미국 시장은 "콘솔 게임은 끝났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장난감 소매점들이 게임 코너를 축소하거나 없앴습니다. 이 시장에 닌텐도가 진입한 것은 1985년입니다.

닌텐도는 기기를 "게임기"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시스템"(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NES)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마케팅 포지셔닝이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구조적 변화였습니다.

닌텐도 라이선스 시스템: 닌텐도는 NES 타이틀을 제작하려는 제3자 회사들에게 라이선스를 요구했습니다. 라이선스는 단순한 수수료가 아니었습니다. 품질 기준, 연간 출시 타이틀 수 제한(연 5종), 닌텐도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요건이 포함됐습니다. 카트리지에는 공식 라이선스를 표시하는 "닌텐도 오피셜 씰"이 붙었습니다. 소비자는 그 씰을 품질의 지표로 읽었습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번들링: NES는 미국 출시 시 로봇 장난감(R.O.B.)과 함께 패키징됐습니다. 로봇을 포함시킨 이유는 장난감 소매점의 진열대를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게임기"는 매장에서 외면받았지만, "로봇 장난감 세트"는 진열될 수 있었습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번들 타이틀로 포함됐습니다. 마리오는 이미 아케이드에서 검증된 캐릭터였습니다.

닌텐도가 만든 것은 단순히 좋은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닌텐도 타이틀이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 구조였습니다. 소유 습관 공간의 핵심 조건인 "미리 구매해도 괜찮다"는 신뢰를 시스템으로 구현했습니다.

이 신뢰 시스템은 동시에 강력한 상업적 해자였습니다. 아타리의 게임 퍼블리싱 부문으로 설립된 텐겐(Tengen)은 NES 플랫폼에서 닌텐도 라이선스 없이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닌텐도 잠금 칩(10NES)을 역설계했습니다. 텐겐은 1988년 미국 특허청에 닌텐도 칩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역설계를 완료했습니다. 닌텐도는 소송을 제기했고, 1992년 항소법원에서 텐겐이 역설계 과정에서 오용된 정보를 사용했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텐겐은 비라이선스 타이틀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이 신뢰 시스템의 역효과도 있었습니다. 라이선스 비용과 제약이 독립 개발사들에게 과도했습니다. 1992년 유럽에서 닌텐도는 독점 거래 조건 관련으로 EU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신뢰 시스템의 구조적 이면이었습니다.

실패 사례 1: 3DO (1993)

1993년 10월, 파나소닉이 북미에서 3DO Interactive Multiplayer를 출시했습니다. 출시가: $699.95.

동시대 콘솔들의 가격대는 $99~$149 수준이었습니다. 3DO의 목표 시장 포지션은 "고성능 엔터테인먼트 허브"였습니다. 파나소닉, 산요, GoldStar(LG 전신)가 동일 플랫폼으로 기기를 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금성사가 "젬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습니다.

1993년 말 북미 판매량은 약 7만 대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1995년 북미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99)과 세가 세턴($399)이 출시됐습니다. 3DO 가격은 이후 인하됐지만 판매 추세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1996년 3DO는 하드웨어 사업을 종료했습니다.

3DO에는 주목할 만한 구조적 특이점이 있습니다. 3DO Company는 하드웨어를 직접 제조하지 않았습니다. 플랫폼 라이선스를 제조사들에게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고사양 하드웨어 + 개방형 라이선스 구조였습니다. 출시가가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하드웨어 마진을 여러 참여자가 나눠야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의 소유 습관 공간에서, $700짜리 기기의 진입 장벽은 기존 습관의 단가를 크게 벗어났습니다.

실패 사례 2: 세가 세턴 (1995)

1995년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정식으로 공개하며 $299 가격을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세가 오브 아메리카의 CEO 톰 칼린스키(Tom Kalinske)는 세가 세턴이 이미 미국 일부 매장에서 판매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출시가는 $399였습니다. 기존 발표 일정보다 4개월 앞당긴 깜짝 출시였습니다.

이 결정은 세가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기 출시는 상당수 유통 파트너들을 사전 협의 없이 배제했고, 출시 지역도 제한됐습니다. 라인업 타이틀 수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세가 세턴의 북미 판매량은 1998년까지 약 170만 대 수준이었습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은 동기간 약 2,000만 대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세가는 1998년 북미 세턴 생산을 종료했습니다.

세가는 드림캐스트(1999)로 복귀했습니다. 드림캐스트는 기술적으로 앞선 평가를 받았으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 발표에 따른 시장 위축, 서드파티 지원 감소 등의 상황이 겹치며 2001년 단종됐습니다. 세가는 이후 하드웨어 사업을 종료하고 소프트웨어 퍼블리셔로 전환했습니다.

PlayStation과 CD-ROM - 습관 공간의 충돌과 통합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994)이 바꾼 것은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었습니다. 저장 매체가 바뀌었습니다. 카트리지에서 CD-ROM으로.

이 변화는 콘텐츠 생산 비용 구조를 바꿨습니다. 카트리지는 용량이 제한됐고 생산 단가가 높았습니다. 1990년대 초 카트리지 게임의 도매가는 $40~$50 수준이었지만, 실제 제조 비용이 판매가에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CD-ROM은 용량이 크고 제조 단가가 낮았습니다. 소비자 가격도 인하됐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는 콘텐츠 경험의 변화였습니다.

콘솔용 CD-ROM 드라이브를 최초로 도입한 것은 플레이스테이션이 아니었습니다. NEC(일본전기)의 **PC-엔진 CD-ROM²(1988)**입니다. 가정용 게임기에 CD-ROM 드라이브를 부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성인용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이 출시됐고, 음성 연기와 애니메이션이 포함된 비주얼 노벨 형식 게임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대전자가 "현대 컴보이 슈퍼 그래픽"으로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PC-엔진은 북미에서 TurboGrafx-16으로 출시됐지만 슈퍼닌텐도, 세가 제네시스에 밀렸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VII(1997): 3장의 CD(PS1 기준). 게임인지 영화인지 경계가 모호한 시네마틱 연출. 발매 당시 일본에서 이틀(2일) 만에 200만 장, 북미에서 출시 첫해 약 100만 장 이상 판매됐습니다.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표현이 마케팅 언어로 자리 잡은 시점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새로운 습관 공간과의 결합입니다. 영화 관람 습관을 가진 소비자들이 "영화 같은 게임"에 지불할 때, 그들은 "게임 소유"와 "영화 관람" 두 습관 공간의 교차점에 있었습니다. 가격도 이 중간쯤에서 형성됐습니다.

한편, 소니는 PlayStation을 DVD 플레이어로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PS2에서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게임기이면서 DVD 플레이어"는 구입 결정 시 "게임기 가격 + DVD 플레이어 가격"을 암묵적으로 비교하게 만듭니다. 소비자의 지불 판단 기준이 여러 습관 공간을 동시에 참조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 특수: 결제 공간 없는 소유 습관

1990년대 중후반 한국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있었습니다. 소유 습관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제 공간이 없었습니다.

PC 소프트웨어와 게임의 불법복제 CD가 광범위하게 유통됐습니다. 용산 전자상가, 이면도로의 소규모 점포들이 주요 유통 경로였습니다. 오리지널 제품 가격의 수십 분의 일 가격으로 복사본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 현상은 "소유 습관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소유 욕구는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단지 정당한 가격 수준과 결제 인프라가 부재했습니다. 카드 온라인 결제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고, 해외 타이틀은 공식 유통이 제한됐으며, 가격 수준이 가처분소득 대비 매우 높았습니다.

불법복제는 콘텐츠 접근의 수요와 결제 가능성 사이의 격차가 만들어낸 현상이었습니다. 지불 의향(willingness to pay)은 있었으나 지불 능력(ability to pay)과 지불 경로(payment channel)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격차는 두 가지 경로로 줄어들었습니다. 하나는 스팀(Steam, 2003) 등 디지털 유통 플랫폼의 세일 문화였습니다. 정가의 10~20% 수준까지 내려가는 할인 행사가 "합법적인 가격으로도 살 만하다"는 기준점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부분유료화 모델(F2P, Free-to-Play)의 확산이었습니다. 진입 비용 자체를 없앴습니다. 이 이야기는 8편에서 다룹니다.

"소유"의 또 다른 구조적 장점은 중고 거래였습니다. 물리적 패키지는 되팔 수 있습니다. "나중에 팔 수 있다"는 것은 구매 결정을 낮추는 요소였습니다. 미국에서 게임 전문 중고 유통점 게임스탑(GameStop)은 이 구조로 성장했습니다. 소비자는 중고 게임을 사고, 다 하면 되팔았습니다. 퍼블리셔 입장에서 중고 거래는 추가 수익이 없는 유통이었습니다. DLC가 "중고 구매자는 접근 불가"한 온라인 패스 코드와 결합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EA는 2010년대 초 일부 타이틀에 "프로젝트 10달러(Project $10)"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신품 구매자는 무료로 온라인 기능에 접근하지만 중고 구매자는 $10을 추가 결제해야 했습니다. 이후 소비자 반발로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세가 채널(1994) - 아무도 몰랐던 게임패스의 원형

세가 세턴의 실패를 이야기할 때 자주 생략되는 것이 있습니다. 세가가 1994년에 이미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세가 채널(Sega Channel): 케이블 TV 회선을 통해 메가드라이브(Sega Genesis)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서비스였습니다. 월 $12~$15의 구독료를 내면 50종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이었고, 서비스 종료 후 게임은 사라졌습니다.

1994년 출범 이후 미국 내 가입자 수는 약 25만 명 수준에서 정체됐습니다. 1998년 서비스가 종료됐습니다.

세가 채널이 실패한 구체적 이유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관찰 가능한 사실들이 있습니다: 케이블 TV 회선이 있어야 했습니다(당시 보급률 제한). 세가 세턴으로의 세대 교체 시점이 겹쳤습니다. 가입자 수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세가 세턴이 서비스를 이어받지 못했습니다.

세가 채널이 흥미로운 이유는 2017년 Xbox Game Pass가 들고 나온 "월정액을 내면 게임 라이브러리에 접속" 구조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23년의 차이가 있습니다. 2017년에 작동한 모델이 1994년에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기술 인프라(초고속 인터넷)와 소비자 습관(월정액 구독)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만 먼저 등장한 경우입니다.

동일한 BM 구조도 습관 공간이 없으면 착지하지 못합니다.

네오지오 AES - "극단적 소유"의 실험

소유 모델의 스펙트럼에서 한 극단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SNK의 네오지오 AES(Advanced Entertainment System, 1990)입니다.

SNK는 당시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던 아케이드 기판(MVS, Multi Video System)과 완전히 동일한 게임을 가정용으로 출시했습니다. 타협이 없었습니다. 아케이드와 완전히 동일한 그래픽, 사운드, 게임 내용이었습니다. 가격은 그에 상응했습니다.

1990년 북미 출시 가격: 본체 $649.99. 게임 카트리지: 타이틀당 $200~$299.

당시 슈퍼닌텐도(SNES)는 $199, 세가 제네시스는 $149였습니다. 네오지오는 경쟁 기기들의 3~4배 가격이었고, 게임 한 타이틀이 다른 기기 본체 가격과 맞먹었습니다.

그런데 판매가 됐습니다. 구매층은 형성됐습니다. "네오지오 오너"는 일종의 정체성이었습니다. 아케이드와 동일한 품질을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호였습니다. 소유의 희소성이 가격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입니다.

네오지오 AES는 대중화에는 실패했지만 틈새 시장에서는 수명이 길었습니다. 생산은 1990년대 중반까지 계속됐고, 중고 시장에서의 수요는 2000년대 이후에도 유지됐습니다. 레트로 게임 컬렉터 시장에서 네오지오 카트리지는 현재도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비싸게 팔면 오히려 더 원한다"는 베블런재(Veblen good) 구조가 게임 시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DLC의 탄생 - "소유했지만 완성되지 않은" 개념

2006년 4월,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는 The Elder Scrolls IV: Oblivion에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를 출시했습니다. 이름은 "말갑옷 팩(Armored Horse Armor Pack)". 가격: 200 마이크로소프트 포인트(Xbox 360 기준, 약 2.50달러 상당). 내용: 게임 내 말에 씌우는 갑옷 두 종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센 반응이 일었습니다. "이미 산 게임에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포함됐어야 할 콘텐츠를 별도로 파는 것이다"라는 비판이었습니다. "Horse Armor"는 이후 탐욕스러운 DLC 관행을 비판할 때 쓰이는 관용 표현이 됐습니다.

그러나 매출은 발생했습니다. 베데스다는 추가 DLC를 계속 출시했습니다. 같은 해 말, 보다 볼륨 있는 확장팩 "Knights of the Nine"($9.99)과 "Shivering Isles"($29.99)도 출시됐습니다.

이 시점이 콘솔 게임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패키지를 구매하면 완성된 게임이다"**라는 소유 습관 공간의 암묵적 전제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DLC는 여러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 확장팩(Expansion Pack): 상당한 볼륨의 추가 스토리/콘텐츠 ($10~$30)
  • 시즌 패스(Season Pass): DLC 여러 편을 묶어 선구매하는 방식이다. 미출시 콘텐츠를 선불로 구매한다.
  • 코스메틱 DLC: 게임 플레이에 영향 없는 외형 변경 아이템
  • 배틀 패스(Battle Pass): 기간 한정 미션 + 보상 구조의 구독형 DLC

포트나이트의 배틀 패스(2018~)는 시즌제 구독 + DLC의 결합입니다. 10주 기간의 과제를 완수하면 보상을 획득하는 구조로, 단순히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활동에 비례한 보상"을 판매합니다. 지불 습관 공간의 기반이 "소유"에서 "참여"로 이동한 것입니다.

한국 게임사들이 이 구조를 선구적으로 발전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003)는 캐릭터 외형 변경 아이템을 소액으로 판매하는 캐시샵 모델을 초기에 도입했습니다. 지불 행위가 "완성된 게임 구매"가 아닌 "캐릭터 표현"에 연결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 역시 8편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Game Pass - 소유에서 접속으로

2017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Game Pass를 출시했습니다. 월 정액을 내면 수백 종의 게임 라이브러리에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2019년에는 PC까지 포함한 Xbox Game Pass Ultimate를 출시했습니다.

이 모델은 음악 스트리밍(스포티파이, 2008), 영상 스트리밍(넷플릭스, 1997 우편 → 2007 스트리밍)이 각각 자신의 콘텐츠 영역에서 소유 모델을 접속 모델로 대체한 경로와 같습니다.

구조의 핵심은 가치 인식의 전환입니다. "이 게임이 3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가?"를 물을 필요가 없어집니다. 대신 "월 1만 5천 원에 이 많은 게임들을 즐길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가치 판단의 단위와 기준이 바뀝니다.

2024년 초 기준 Xbox Game Pass 가입자 수는 약 3,400만 명으로 발표됐습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도 2022년 PlayStation Plus를 개편해 스트리밍 게임 라이브러리를 포함시켰습니다. 닌텐도는 Nintendo Switch Online에 레트로 게임 라이브러리를 추가했습니다.

그러나 소유 모델이 완전히 대체된 것은 아닙니다. 2023년 기준 콘솔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패키지 판매와 개별 타이틀 디지털 구매는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소비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를 동시에 갖게 됐습니다. "이건 사고 싶다"는 게임은 개별 구매, "이건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임은 구독으로 접근하는 병행이 일반화됐습니다.

소유 습관 공간과 접속 습관 공간이 동일 생태계 안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두 공간이 동일 이용자 안에서도 공존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사람이 "이 게임은 꼭 소장하고 싶다"고 구매하면서, "이건 한번만 해보면 됐다"는 게임은 구독에서 접근합니다. BM의 경쟁이 아니라 BM의 분화입니다.

예상 밖의 연결 - 한정판 굿즈와 소유의 재발명

소유 모델이 약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강화되는 영역도 있습니다.

한정판 패키지가 그것입니다. 게임 소프트웨어 자체는 디지털로 접속할 수 있어도, "콜렉터스 에디션"은 물리적 상자, 피규어, 아트북, 포스터 등을 포함합니다. 가격은 표준 패키지의 2~5배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파는 것인가. 게임 플레이 가치가 아닙니다. 소유의 희소성입니다. "이것은 한정 수량이고, 나는 그것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의 표식입니다.

이 구조는 음악 LP의 부활과 같습니다. 디지털 음원으로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음악을 굳이 비닐 LP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트리밍 시대에 LP 판매량은 2020년대에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물리적 소유가 정체성의 일부가 되는 경우입니다.

한정판 게임 패키지는 이 습관 공간에 착지한 것입니다. "소유"가 "플레이"를 분리됐고, 소유 자체가 독립적인 지불 이유가 됐습니다.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 세 제국의 사업 전략

2020년대 콘솔 시장은 세 회사가 지배합니다. 그러나 세 회사의 사업 방향성은 뚜렷하게 다릅니다. 같은 "콘솔 게임 회사"로 묶이지만, BM의 핵심이 다릅니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 독점 IP 제국

소니의 전략 핵심은 독점 소프트웨어 IP입니다. PlayStation이라는 플랫폼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하드웨어 구매를 유도합니다. 언차티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 호라이즌, 스파이더맨은 PlayStation에서만 플레이 가능했습니다(최근 일부 PC 이식 전까지).

이 전략을 위해 소니는 1차 스튜디오를 공격적으로 인수했습니다. 너티 독(Naughty Dog), 인섬니악 게임즈(Insomniac Games, 2019년 인수), 게릴라 게임즈(Guerrilla Games), 번지(Bungie, 2022년 인수) 등이 소니 소속입니다. 독점 타이틀을 내부에서 직접 생산하는 수직 통합 구조입니다.

소니의 디지털 전환 시도: PS5 출시(2020)와 함께 디스크 드라이브 없는 버전(Digital Edition)을 함께 출시했습니다. 2023년에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별도 부착할 수 있는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디지털 구매 비중을 늘리는 방향입니다.

구독 서비스: PlayStation Plus(PS+) 3단계 구조(2022년 개편)

  • Essential($9.99/월): 온라인 멀티플레이 이용 + 월 무료 게임 2~3편
  • Extra($14.99/월): 400개 이상 게임 카탈로그 접근
  • Premium($17.99/월): 클래식 게임 + 클라우드 스트리밍

닌텐도 - IP 보호와 에버그린 가격의 제국

닌텐도의 핵심은 IP의 절대적 보호와 하드웨어 수직 통합입니다. 마리오, 젤다, 포켓몬, 동물의 숲은 닌텐도 하드웨어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닌텐도는 소프트웨어를 다른 플랫폼에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오랫동안 유지했습니다.

닌텐도의 가격 정책은 업계에서 독특합니다. 에버그린 프라이싱(Evergreen Pricing): 닌텐도 타이틀은 출시 후 수년이 지나도 정가를 유지합니다. 마리오 카트 8 디럭스는 2017년 출시 이후 수년간 $59.99를 유지했습니다. 다른 플랫폼의 게임들이 출시 후 1년 내에 75~80% 할인에 등장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닌텐도 타이틀은 "세일을 기다리면 손해다"라는 인식이 형성됩니다.

Nintendo Switch Online(NSO) 구독: $3.99/월 또는 $19.99/년. 경쟁사 대비 훨씬 저렴합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 NES, SNES, Game Boy, GBA 클래식 게임 이용 가능. Expansion Pack($49.99/년) 추가 시 N64, 메가드라이브 게임 + 일부 DLC 포함.

닌텐도의 IP 보호는 업계에서 가장 강경합니다. 팬메이드 게임, 유튜브 영상 무단 사용, 닌텐도 게임 스트리밍에 대한 수익 창출 제한 등을 일관되게 집행합니다. 팬게임 삭제, DMCA 발송이 정례적입니다.

amiibo: 실물 NFC 피규어를 닌텐도 기기에 갖다 대면 게임 내 콘텐츠가 잠금 해제됩니다. 물리적 장난감과 디지털 게임 콘텐츠를 결합한 BM입니다. 한정판 amiibo는 수집 목적의 수요가 발생하며, 일부는 재고 품귀로 2차 시장에서 정가의 수배에 거래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 - 서비스 제국으로의 피벗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전략은 2010년대 중반부터 "하드웨어 판매"에서 "서비스 구독"으로 방향이 전환됐습니다.

Xbox Game Pass Ultimate($14.99/월): PC + Xbox 콘솔 + 클라우드(xCloud) 게임 이용을 하나의 구독으로 묶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퍼스트파티 신작이 출시 당일 Game Pass에 포함됩니다. 게임을 $60에 사지 않아도 됩니다. Game Pass 가입자가 늘수록 개별 게임 판매보다 구독 수익이 안정적으로 쌓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약 $687억(한화 약 90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Call of Duty, World of Warcraft, Overwatch, Candy Crush를 보유한 세계 최대 게임사 중 하나입니다. 이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IP 포트폴리오가 대폭 확장됐습니다.

xCloud(Xbox Cloud Gaming):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콘솔 게임을 스마트폰, 태블릿, 브라우저에서 스트리밍합니다. 하드웨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Game Pass Ultimate 구독으로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Xbox everywhere"는 Xbox 로고가 붙은 게임 경험이 기기를 초월하는 전략입니다.

콘솔 유통의 경제학 - 총판부터 소매까지의 BM 배분

패키지 게임 한 장이 소비자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돈의 흐름은 복잡합니다.

물리적 유통 경로와 수익 배분

퍼블리셔(게임사) → 지역 총판/배급사(Distributor) → 소매점(Retailer) → 소비자

소비자가 $60(한국 약 6~7만 원)을 지불할 때:

  • 소매점 마진: 약 $1215(2025%)
  • 총판/배급사 마진: 약 $35(58%)
  • 플랫폼 홀더(소니/닌텐도/MS) 로열티: 약 $610(1015%)
  • 퍼블리셔 수취: 약 $3038(5060%)
  • 퍼블리셔 중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분리된 경우: 개발사는 퍼블리셔와의 계약에 따라 추가 분배

한국 시장의 특수성: 한국에서는 닌텐도의 경우 대원미디어(현 한국닌텐도)가 공식 총판을 담당해 왔습니다. 소니코리아가 직접 유통하는 PlayStation과 달리 닌텐도는 현지 파트너 총판 체제를 활용했습니다. 총판은 사업권역 내 판매 독점권과 함께 재고 리스크를 부담합니다.

지역 사업권역(Region Locking)

과거 콘솔들은 지역에 따라 실행 불가한 잠금이 있었습니다.

  • PAL(유럽), NTSC(북미/한국), NTSC-J(일본) 세 권역으로 나뉘었습니다.
  • 닌텐도 3DS(2011)까지 지역 잠금을 유지했습니다.
  • 닌텐도 스위치(2017)부터 소프트웨어 지역 잠금을 폐지했습니다.
  • PlayStation은 PS3 이후 원칙적으로 지역 자유. 단 일부 게임은 지역별 DLC가 다릅니다.

지역 잠금의 BM 이유: 지역별로 가격을 달리 책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본 정가, 미국 정가, 한국 정가가 다를 때, 지역 잠금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저가 지역 제품을 구매합니다. 잠금이 풀리면 지역 가격 정책이 무력화됩니다.

디지털 유통으로의 전환

디지털 판매: 플랫폼 스토어(PlayStation Store, Nintendo eShop, Xbox Store)가 30%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퍼블리셔가 70%를 받습니다.

물리 대비 디지털의 수익 구조:

  • 물리: 퍼블리셔 약 50~60% → 디지털: 퍼블리셔 약 70%
  • 소매점 마진 $12~15이 사라진 만큼 퍼블리셔 몫이 늘어납니다.
  • 반면 플랫폼 홀더 입장에서는 30% 수수료가 물리 로열티보다 높습니다.

중고 게임 시장과 퍼블리셔의 갈등

물리 게임의 중고 판매: 소비자가 중고 게임을 판매하거나 구매할 때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수익이 없습니다. 소매점이 중고 마진(보통 40~50% 마진)을 가져갑니다. GameStop은 중고 게임 판매 마진이 신품 판매 마진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Xbox One(2013) DRM 정책 실패: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One 발표 시 디지털 DRM을 통해 중고 게임 거래를 제한하려 했습니다. 인터넷 연결 24시간 인증, 게임 2차 판매 제한 등이 포함됐습니다. E3 2013에서 소니가 "PS4는 중고 게임 판매 가능"이라고 발표하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출시 전 해당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그레이 마켓(Grey Market): G2A, Kinguin 등의 플랫폼에서 게임 CD키(디지털 코드)가 공식 가격보다 낮게 거래됩니다. 주요 소스는 번들(묶음 판매)로 싸게 구입한 키, 지역 가격 차이(터키·동유럽·아르헨티나 스팀 키를 서구 가격으로 판매), 도용된 신용카드로 구매한 키 등입니다. 게임사들은 그레이 마켓을 공식적으로 비판합니다. CD Projekt Red(위처 시리즈 개발사)는 G2A에 게임 판매를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디지털 소유권의 역설 - 소니 라이선스 박탈 사례

디지털 구매는 물리적 소유와 다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차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구매를 해왔습니다. 몇 가지 사례가 이 차이를 가시화했습니다.

Discovery+ 콘텐츠 삭제(2023)

2023년 12월, 소니는 PlayStation Store에서 Discovery Networks 관련 영상 콘텐츠를 삭제했습니다. Food Network, HGTV, Discovery 채널 관련 다큐멘터리와 TV쇼들이 대상이었습니다. 소니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간의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돈을 내고 "구매"한 이용자들은 라이브러리에서 콘텐츠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니는 해당 콘텐츠 금액에 해당하는 PSN 크레딧을 환불했지만, 구매한 콘텐츠 자체를 복원하지는 않았습니다.

구매(Purchase)와 라이선스 이용권(License)의 차이가 이 사건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플랫폼 스토어의 이용 약관 상 소비자는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 라이선스를 유지하는 동안의 접근 권한"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이 구조가 명시되어 있지만, 소비자 경험 설계는 "구매"처럼 보이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PlayStation 3 스토어 폐쇄 시도(2021)

2021년 3월, 소니는 PS3, PSP, PS Vita 스토어를 순차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게이머 커뮤니티의 강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소니는 PS3 스토어 폐쇄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PS Vita 스토어는 2021년 8월 실제로 폐쇄됐습니다. 이미 다운로드한 PS Vita 게임은 계속 플레이 가능하지만, 스토어 폐쇄 이후에는 새로 구매하거나 재다운로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Helldivers 2 PSN 연동 사태(2024)

2024년 5월, 소니는 Steam(PC) 버전 Helldivers 2(협동 슈터 게임)에 PSN(PlayStation Network) 계정 연동을 갑작스럽게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는 게임 출시 약 3개월 후였습니다. PSN이 서비스되지 않는 국가(약 170개국)의 이용자들은 이미 구매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스팀에서 불과 수일 만에 수십만 건의 부정적 리뷰가 쌓였습니다. 게임의 스팀 종합 평가가 "매우 부정적"으로 급변했습니다. 발표 72시간 만에 소니는 해당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이 사건이 드러낸 것: 이미 돈을 내고 구매한 게임에 대해 플랫폼 홀더가 사후에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용 약관 상 그 권한은 회사에 있습니다. 소비자가 동의한 약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그 가능성을 실제로 인식한 채 구매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디지털 콘텐츠 소유권에 대한 논의는 게임 업계뿐 아니라 전자책(Amazon Kindle에서 구매한 책이 삭제된 사례), 영화 스트리밍, 음악 라이브러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마이너 콘솔 지형도 - 삼강 체제 바깥의 게임기들

Sony, Nintendo, Microsoft 세 회사가 콘솔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바깥에도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스팀 덱(Steam Deck, Valve, 2022)

밸브(Valve)가 출시한 핸들형 PC 게임기입니다. SteamOS(리눅스 기반)를 구동하며 스팀 라이브러리 대부분을 이동 중에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64GB~512GB 저장 용량 모델로 출시됐으며, 2023년에는 OLED 패널을 탑재한 2세대 모델이 출시됐습니다.

BM 특징: 하드웨어를 판매해 이익을 남기지 않는 구조를 밸브가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스팀 덱은 스팀 플랫폼의 게임 판매(30% 수수료)로 장기 수익을 내는 전략입니다. 스팀 덱 이용자가 스팀에서 더 많은 게임을 구매한다면 하드웨어 손실을 상쇄합니다.

ASUS ROG Ally / Lenovo Legion Go(2023)

Windows 11을 탑재한 핸들형 PC 게임기들입니다. Steam, Xbox Game Pass, Epic Games Store 등 PC 플랫폼 전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팀 덱과 달리 Windows 환경이어서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넓지만, 배터리 효율과 가격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이 기기들의 BM: 하드웨어 판매 이익 + 기존 플랫폼(Steam, Xbox 등) 생태계 연동.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없이 기존 콘텐츠를 다른 폼팩터로 즐기는 방식입니다.

Analogue Pocket(2021)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칩을 사용해 실제 레트로 하드웨어를 재현하는 콘솔입니다. Game Boy, Game Boy Color, Game Boy Advance의 실제 카트리지를 삽입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에뮬레이터와 달리 FPGA로 원본 하드웨어의 전기 회로 자체를 재현합니다.

BM: 하드웨어 판매($219.99) + 이용자가 이미 보유한 레트로 카트리지 활용. 소프트웨어 수수료 없음. 레트로 게임 컬렉터와 원본 경험 추구자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입니다.

Panic Playdate(2022)

미국의 소규모 소프트웨어 회사 Panic이 만든 초소형 핸들 게임기입니다. 흑백 반사형 LCD 화면과 독특한 크랭크(손잡이 회전) 입력 장치가 특징입니다. 독점 게임 12편이 무선으로 순차 배송되는 "시즌" 방식으로 유통됩니다.

BM: 하드웨어($199) 구매 시 첫 시즌 게임 12편 포함. 인디 개발자들이 Playdate용 게임을 Catalog를 통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소량 한정 생산으로 희소성이 형성됐습니다.

Evercade(Blaze Entertainment, 2020)

실제 카트리지를 삽입하는 방식의 레트로 게임 핸들 콘솔입니다. Atari, SNK, Namco, Technos, Codemasters 등 고전 게임사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카트리지 형태로 발매합니다. 한 카트리지에 여러 타이틀이 수록되는 컴필레이션 방식입니다.

BM: 하드웨어 + 카트리지 판매. 디지털이 아닌 물리적 카트리지를 고집하는 구조입니다. 레트로 게임 수집 문화와 소유 습관 공간에 착지한 BM입니다.

Atari VCS(2021)

Atari 브랜드로 출시된 가정용 콘솔입니다. 고전 아타리 게임 재생 기능과 Linux 기반 PC 기능을 결합했습니다.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우여곡절 끝에 2021년 출시됐습니다.

Atari는 1990년대 이후 복잡한 소유권 변동과 여러 차례의 파산(2013년 Atari SA 파산)을 겪었습니다. Atari VCS는 Infogrames가 Atari 브랜드를 재활성화하는 시도였습니다. 출시 후 소프트웨어 지원 부족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습니다.

GPD Win / AYA NEO(중국 핸들 PC)

중국 제조사들이 Windows 기반 핸들형 PC 게임기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GPD Win 시리즈는 2016년부터 출시됐으며 Steam Deck 이전에 이 카테고리를 선도했습니다. AYA NEO는 AMD 고성능 APU를 탑재한 프리미엄 핸들 PC를 출시했습니다. 이 기기들은 스팀 덱보다 높은 가격대($600~$1,000+)에 포지셔닝됩니다.

마이너 콘솔의 공통 전략

이 모든 마이너 콘솔들의 공통점은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새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Steam, Xbox, 레트로 카트리지처럼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 생태계에 새 하드웨어 폼팩터로 접근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 없이 하드웨어 판매와 플랫폼 연동 수수료로 수익을 냅니다.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독점 IP 게임 개발에 수조 원을 투자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로 "이 기기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기도 합니다.

이 장의 힌트 - 뉴콘텐츠 기획자를 위한 체크포인트

체크포인트 1: 당신의 콘텐츠는 "소유"로 팔 것입니까, "접속"으로 팔 것입니까?

소유 모델은 "완성된 것을 선불로 구매하는" 신뢰를 전제합니다. 접속 모델은 "계속 가치가 있는 한 지불한다"는 지속 관계를 전제합니다. 두 모델은 가격 책정, 콘텐츠 업데이트, 이용자와의 관계 모두에서 다르게 작동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 선택이 전제하는 이용자 기대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체크포인트 2: 소유 모델이라면, 반환 불가능한 가치가 있습니까?

아타리 쇼크가 증명했습니다. 소유 모델은 "구매 전 신뢰"가 무너지면 전체 시장이 수축합니다. 닌텐도 씰 오브 퀄리티가 회복한 것은 게임의 품질이 아니라, 소유 습관 공간의 신뢰 구조였습니다. 당신의 콘텐츠가 "선불로 구매할 만하다"는 신뢰를 어떻게 만드는지가 핵심입니다.

체크포인트 3: 같은 구조도 인프라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세가 채널(1994)과 Xbox Game Pass(2017)는 동일한 구조였습니다. 23년의 차이는 인터넷 인프라와 구독 습관의 성숙도였습니다. 그보다 더 앞선 사례도 있습니다. 게임라인(GameLine, 1983). Control Video Corporation이 만든 서비스로, 전화 모뎀을 통해 아타리 2600용 게임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60짜리 카트리지형 모뎀 장치를 구매하면, 게임당 약 $1을 내고 1주일간 게임을 다운로드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아타리 쇼크와 함께 소멸했지만, 이 서비스에서 일했던 스티브 케이스(Steve Case)는 이후 AOL을 창업했습니다. 당신의 BM이 전제하는 인프라가 지금 이용자들의 환경에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너무 이른 BM은 시장에서 소멸합니다.

체크포인트 4: "소유"와 "정체성"은 분리되어 있습니까?

한정판 굿즈와 LP 부활이 보여주는 것은 "소유 자체가 지불 이유가 되는 공간"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콘텐츠에 "소유 자체의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까? 그것이 정체성의 표식이 될 수 있습니까?

다음 편에서는 아케이드와 콘솔이 끝내지 못한 질문으로 이동합니다. 무료로 주고 어떻게 돈을 버는가. PC방의 발명, 월정액 MMORPG, 넥슨의 부분유료화 혁신, 게임 산업이 처음으로 "무료"라는 역설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 과정.

김동은WhtDrgon@MEJE.kr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