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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DONG-EUN · 모바일 게임 BM 리뉴얼

19 K팝

김동은WhtDrgon. · Chapter 19

19편. K-pop - 팬덤을 설계한 산업

지불 습관의 족보 - 뉴콘텐츠 BM을 위한 역사적 힌트북 2권 · 19편

K-pop은 음악을 팔지 않는다

2022년, 한국에서 음반이 1억 장 팔렸습니다. 같은 해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가입자는 6억 명을 넘었습니다. 이 두 숫자는 동시에 성립하지 않아야 합니다. 스트리밍이 음반을 죽였다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었습니다. 미국 음반 시장에서 CD 판매량은 2000년부터 2022년까지 97%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이 역설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K-pop 팬은 음악을 들으려고 음반을 사지 않습니다.

K-pop 음반은 포토카드가 든 박스입니다. 투표권이 첨부된 증서입니다. 아티스트와 팬덤 사이의 관계를 수치로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소리를 담은 매체가 아닙니다. 소리는 멜론이나 유튜브로 듣습니다. 음반을 사는 행위는 다른 이유로 일어납니다.

이것이 K-pop이 세계 어느 음악 산업에도 없는 특수 BM을 구축한 핵심입니다. K-pop은 음악을 팝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돈을 내는 이유는 음악이 아닙니다. 관계입니다. 정체성입니다. 소속입니다.

이전 습관 공간 - 세 가지 뿌리

K-pop이 이 구조를 발명한 것은 아닙니다. 세 가지 이전 습관 공간을 이어받아 조합했습니다.

첫째, 팬클럽 회비 문화. 한국에서 팬클럽 회비를 내는 문화는 1990년대부터 존재했습니다. **H.O.T.(에이치오티, SM엔터테인먼트, 1996년 데뷔)**의 공식 팬클럽 "클럽 H.O.T."(1997년 결성)는 연회비 2만 원에 2만 명 이상이 가입했습니다. 회원증, 콘서트 우선 예매권, 회원 전용 앨범이 포함됐습니다. 이는 스포츠 구단 서포터즈 클럽 회비와 같은 구조였습니다. 특정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돈을 내는 습관입니다.

둘째, 스포츠 응원 문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팬들이 유니폼을 사고, 응원봉을 사고, 원정 경기까지 따라가는 구조입니다.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지만 응원하는 행위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K-pop 팬덤의 "총공(총력 공격)"과 "스밍(스트리밍)"은 스포츠 팬의 응원 동원 구조와 동일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팀/아티스트를 1위로 만들기 위해 집단 행동을 합니다.

셋째, 일본 아이돌의 악수회 문화.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아이돌 팬미팅과 악수회 문화가 존재했습니다. **AKB48(2005년 결성)**은 이 구조를 체계화했습니다. 싱글 CD를 사면 악수회 참여권이 주어졌습니다. 2011년 "Heavy Rotation" CD 싱글은 팬들이 악수회 참여를 위해 100장 이상 구매하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으며, "끝없는 CD 구매"를 두고 일본 사회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 구조로 오리콘 차트 1위를 달성했습니다. 음반이 음악 매체가 아니라 팬 참여 티켓으로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K-pop은 2000년대 중반 일본 진출 과정에서 이 모델을 접하고 흡수했습니다.

세 습관이 만나는 교차점에 K-pop BM이 착지했습니다.

1세대~4세대: 각 세대가 이어받은 것과 만든 것

K-pop 팬덤 BM은 세대별로 확장됩니다. 각 세대는 이전 세대의 지불 습관을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공간을 추가했습니다.

1세대 K-pop (1996~2002년): H.O.T.(에이치오티, SM엔터테인먼트, 1996년 데뷔), 젝스키스(대성기획, 현 DSP미디어, 1997년 데뷔), S.E.S.(SM엔터테인먼트, 1997), 핑클(DSP미디어, 1998)이 주도했습니다. H.O.T.는 1집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1996년)으로 당시 국내 음반 판매량 기록을 달성했고, 1998년 1st 콘서트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개최했으며, 1999년에는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약 4만 5천 명을 동원했습니다. 젝스키스와 H.O.T.의 라이벌 구도 자체가 팬덤 결집력을 높이는 기제로 작동했습니다. 팬덤 사이 경쟁이 음반 구매와 투표를 자극했습니다. 당시 음반 가격은 카세트테이프 3,500원, CD 7,000~8,000원이었고, 팬들이 여러 장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사주는 경우도 많았지만, 구조는 단순했습니다. 음악 = 상품, 팬 = 구매자.

2세대 K-pop (2003~2011년): 동방신기(SM엔터테인먼트, 2003년 데뷔), 슈퍼주니어(SM엔터테인먼트, 2005), 빅뱅(YG엔터테인먼트, 2006년 데뷔), 소녀시대(SM엔터테인먼트, 2007), 샤이니(SM엔터테인먼트, 2008)의 시대입니다. 이 세대에서 두 가지 새로운 공간이 열립니다.

하나는 일본 진출입니다. 동방신기는 2005년 일본 데뷔 후 2009년 4집 'The Secret Code'로 오리콘 앨범 위클리 차트 2위를 기록했습니다. 20082010년 일본 투어는 매회 5만10만 명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 K-pop 그룹은 팬클럽 회비, 악수회, 팬미팅 티켓이라는 일본 아이돌 BM 위에 올라탔습니다. 동방신기가 한국 아이돌의 일본 팬클럽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팬 참여권"으로서의 음반 개념이 강화됩니다.

다른 하나는 대형 기획사의 체계화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0년대 중반부터 연습생 시스템, 앨범 버전 다양화, 굿즈 체계화를 시작했습니다. SM의 매출은 2008년 약 400억 원에서 2013년 약 2,300억 원으로 5년 만에 5배 성장했습니다. 팬덤 BM이 개인 아티스트 중심에서 기획사 중심의 시스템으로 이동합니다. 빅뱅은 "BIGBANG ALIVE GALAXY TOUR"(2012년)에서 약 780억 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한국 아티스트로서 대규모 월드투어였습니다.

3세대 K-pop (2012~2018년): EXO(SM엔터테인먼트, 2012), BTS(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13년 데뷔), 트와이스(JYP엔터테인먼트, 2015년 데뷔), **블랙핑크(YG엔터테인먼트, 2016년 데뷔)**가 이 세대를 이끌었습니다. 결정적 변화는 소셜미디어입니다.

BTS는 2017년 미국 빌보드 소셜 50 차트에서 트위터 언급량 기준 1위에 올랐습니다. 유튜브, 트위터, 브이라이브(V Live)를 통해 팬과의 실시간 소통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전 세대 아이돌이 거리를 두며 신비주의를 유지했다면, BTS는 연습실 풍경, 일상, 감사 메시지를 직접 올렸습니다. "Dynamite"(2020년)는 유튜브 공개 24시간 만에 1억 1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유튜브 역사상 최단 시간 1억 뷰였습니다. 팬은 아티스트를 "알고 있다"는 감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 감각이 새로운 지불 공간을 열었습니다. 알고 있는 사람을 지원하는 것은 소비가 아니라 응원입니다.

블랙핑크의 "BORN PINK WORLD TOUR"(2022~2023년)는 글로벌 관객 약 181만 명(YG Entertainment 최종 공식 집계), 총 수익 약 3억 3,000만 달러로 추정됩니다. 트와이스는 2022년 미국 UBS 아레나(뉴욕 인근 엘몬트)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습니다. 한국 걸그룹 최초였습니다. 포토카드도 이 시기에 정교화됩니다. 버전별 앨범, 멤버별 포토카드, 랜덤 구성이 표준이 됩니다.

4세대 K-pop (2019년~현재): 에스파(SM엔터테인먼트, 2020년 데뷔), 아이브(스타십엔터테인먼트, 2021년 데뷔), 르세라핌(쏘스뮤직·하이브, 2022), **뉴진스(어도어·하이브, 2022년 데뷔)**의 시대입니다. 이 세대는 세계관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에스파는 멤버마다 AI 아바타 "ae(에이)에스파"가 존재하는 SMCU(SM Culture Universe) 세계관을 설정했습니다. "광야"(2022년) 음원 및 뮤직비디오 공개 후 세계관 해석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형성됐습니다. 팬은 음악 콘텐츠뿐 아니라 세계관을 추적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감정을 투자합니다.

아이브의 "LOVE DIVE"(2022년)는 유튜브 뮤직비디오 공개 24시간 뷰 2,300만 이상을 기록했고, 데뷔 8개월 만에 100만 장 판매를 달성했습니다. 뉴진스는 "Hype Boy"(2022년) 틱톡 바이럴을 통해 성장했고, 데뷔 앨범 "New Jeans"(2022년) 발매 첫 주에 44만 장을 팔았습니다. 플랫폼 내재화도 4세대의 특징입니다. 하이브의 위버스(Weverse)가 BTS, TXT, 세븐틴 등의 공식 소통 채널이 되면서, 팬은 플랫폼 안에서 활동합니다.

포토카드 가챠 - 음반이 뽑기 기계가 된 날

BTS의 "Map of the Soul: 7"(2020년)은 발매 첫 주 한국 한터차트 기준 약 337만 장이 팔렸습니다. 당시 역대 최고 초동 기록이었습니다. 이 숫자를 이해하려면 앨범의 구성을 봐야 합니다.

이 앨범은 4가지 버전으로 출시됐습니다. 각 버전마다 내용물이 다릅니다. 특전 포토카드는 버전별로 다른 멤버 조합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포토카드는 랜덤입니다. 어떤 멤버 카드가 들어있는지 뜯기 전까지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은 가챠 구조입니다. 동전을 넣으면 어떤 캐릭터 피규어가 나올지 모르는 뽑기 기계와 동일한 심리 구조입니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여러 장을 구매합니다. 원하는 카드가 나오면 소셜미디어에 올립니다. 나오지 않으면 다른 팬과 교환합니다. 포토카드 교환 시장이 형성됩니다. 번개장터, 중고나라에서 "포카" 카테고리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인기 멤버의 일부 포토카드는 2차 시장에서 수만 원~수십만 원에 거래됩니다.

**세븐틴(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2015년 데뷔)**의 "Face the Sun"(2022년)은 9가지 버전(Ep.1 We/Ep.2 Shadow/Ep.3 Ray/Ep.4 Side A/Ep.5 Pioneer, Carat ver., Weverse Album, KiT ver. 등)으로 출시됐습니다. 멤버가 13명이므로 모든 멤버의 개인 포토카드를 수집하려면 이론상 65장 이상이 필요합니다. 팬들은 이 사실을 알고 삽니다. 그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이 이유입니다.

음반이 음악 매체에서 수집 오브제로 전환된 순간입니다. 지불 이유가 "소리를 듣기 위해"에서 "원하는 카드를 얻기 위해, 또는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수치를 높이기 위해"로 완전히 이동했습니다.

서클차트(Circle Chart, 한국음악콘텐츠협회 KMCA)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음반 판매량은 약 1억 장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약 4,600만 장이었던 것에 비해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 가입자가 매년 증가하는 시기에 음반 판매량이 폭증했습니다. 이 두 흐름은 모순이 아닙니다. 음반 구매의 목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투표권 - 음반 구매가 선거 참여가 되다

포토카드와 함께 음반을 사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투표권입니다.

MBC 쇼! 음악중심,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Mnet M COUNTDOWN 등 한국의 주요 음악방송은 1위를 결정할 때 음원 성적, 음반 판매량, 방송 점수, 팬 투표를 합산합니다. 음반 판매량이 차트 집계에 직접 반영됩니다. 음반을 많이 팔수록 아티스트의 음방 1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것은 팬 입장에서 음반을 사는 것이 아티스트에 대한 투표라는 뜻입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자 투표와 같은 구조입니다. Mnet의 프로듀스 시리즈(2016~2019)에서 시청자는 문자 투표로 최종 데뷔 멤버를 결정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데뷔하려면 내가 투표해야 합니다. 내가 응원하는 아티스트가 1위를 받으려면 내가 음반을 사야 합니다.

팬덤은 이 구조를 "총공"이라고 부릅니다. 팬덤 전체가 특정 날짜,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스트리밍하고 음반을 구매하고 투표합니다. 이것은 스포츠 팀 응원과 동일한 집단 행동 구조입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할 때 효과가 있고, 그래서 팬덤 조직력이 중요합니다.

Mnet 프로듀스 시리즈는 2019년 투표 조작 사건으로 제작 PD들이 구속되었습니다. 팬 투표 결과가 실제로는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팬덤 지불 구조에 내재된 신뢰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팬이 돈을 내고 투표하는 구조에서, 그 투표가 의미 없다면 무엇을 산 것인가. 신뢰가 BM의 기반임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팬 플랫폼 - 팬덤을 어떻게 플랫폼 안에 가두는가

K-pop 팬덤의 지불 공간을 확장한 또 다른 발명은 전용 플랫폼입니다.

위버스(Weverse,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 2019년 출시): BTS 팬이 아티스트의 포스팅을 보고, 댓글을 달고, 굿즈를 구매하고, 유료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공간입니다. 2022년 네이버의 V LIVE와 통합했습니다. 2023년 기준 누적 다운로드 약 1억 건, 월간 활성 사용자(MAU) 약 1,000만 명(HYBE 연간 보고서)입니다. 위버스에 입점한 아티스트는 하이브 소속 그룹만이 아닙니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GFriend, ENHYPEN뿐 아니라 CL,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도 입점했습니다. 플랫폼 자체가 사업 모델이 된 것입니다.

버블(Bubble, 디어유DearU, SM C&C 자회사, 2020년 출시): 월 4,500원을 내면 특정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사진을 올리고 짧은 글을 쓰면, 구독자에게 푸시 알림이 옵니다. 마치 아티스트와 1대1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경험을 설계한 서비스입니다. 2021년 구독자 약 12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디어유는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시가총액은 2021년 11월 최고 약 6,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 서비스의 지불 근거는 "아티스트와 연결돼 있다"는 감각입니다. 음악이 아닙니다.

Lysn(SM엔터테인먼트): 공식 팬클럽 연회비 방식으로 독점 콘텐츠, 아티스트 DM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위버스로 일부 이관됐습니다.

Universe(NC소프트 자회사 클랩, 2021년 출시): 전 세계 80개국에 서비스됐으며 2022년 약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아티스트 AI 통화, 개인화 스토리 등 특색 있는 기능을 포함했습니다.

이 플랫폼들의 공통점은 팬이 이미 아티스트에 대해 지불하는 공간을 한 곳에 모았다는 것입니다. 음반, 굿즈, 콘서트 티켓, 팬미팅 참여권, 스트리밍 콘텐츠가 모두 하나의 앱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팬은 플랫폼을 떠날 이유가 없습니다. 떠나면 아티스트와의 연결이 끊어집니다.

역조공 - 팬이 시장을 만드는 구조

K-pop 팬덤 경제에는 기획사가 설계하지 않은 지불 공간이 있습니다. 팬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역조공"이라고 부릅니다. 조공은 팬이 아티스트에게 선물이나 지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역조공은 그 역방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팬이 다른 팬이나 대중에게 아티스트를 알리는 활동을 가리킵니다. 생일 광고가 대표적입니다.

팬덤은 아티스트 생일을 기념하여 지하철 역내 광고판, 버스 외벽 랩핑, 빌딩 전광판에 광고를 냅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고판 1주일 임대에 약 5,00020,000달러, 서울 강남 옥외광고 1주일에 약 200만500만 원이 소요됩니다. 이 비용은 팬덤이 자발적으로 모금합니다. 아티스트의 소속사는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현장 서포트도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촬영 현장이나 뮤직비디오 제작 장소에 있을 때, 팬덤은 케이터링 트럭을 보냅니다. 행사당 약 200만~500만 원이 드는 서포트 트럭을 BTS, EXO 등 대형 아이돌의 촬영장에 팬들이 수십 대 보내는 사례가 있습니다. 음식과 함께 응원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달립니다.

이 활동들은 기획사의 BM 밖에서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 활동들이 아티스트 인지도를 높이고, 팬덤 결속력을 강화하며, 궁극적으로 음반 판매와 콘서트 티켓 판매로 연결됩니다. 팬이 자발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BTS 팬덤 아미(ARMY)**는 2020년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에 BTS가 100만 달러를 기부한 후 24시간 내에 해시태그 #MatchAMillion으로 100만 달러를 추가 모금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K-pop 팬덤의 조직력이 글로벌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K-pop 팬덤이 단순한 소비자 집단을 넘어 조직화된 사회적 행위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음반 판매량과 BM의 신뢰 문제

K-pop 음반 판매량은 차트에서 가중치를 가집니다. 판매량이 높을수록 음방 1위 가능성이 높고, 빌보드 같은 해외 차트에서도 실물 앨범 판매는 스트리밍과 함께 집계됩니다. 이 숫자가 "아티스트의 인기를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순수한 팬의 지불 행위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생겼습니다. 팬덤이 조직적으로 대량 구매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획사가 자체 자금으로 앨범을 대량 구매해 판매량을 올린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습니다. 2023년에는 일부 기획사가 재고 앨범을 스스로 구매해 초동 판매량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업계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확인된 사실은 제한적이었지만, 이 의혹 자체가 음반 판매량이라는 지표의 신뢰를 약화시켰습니다.

음반 판매량이 "팬의 지지 수치"가 아닐 수 있다면, 이 숫자에 기반한 BM 전체가 흔들립니다. 팬이 아티스트를 지지하기 위해 음반을 사는데, 그 판매량이 이미 기획사의 자체 구매로 채워져 있다면 팬의 지불은 무의미합니다. 팬덤 내에서 "우리 팬덤이 몇 장을 샀다"는 숫자가 커뮤니티 내 자랑거리이자 결속력의 원천인데, 그 숫자가 신뢰할 수 없다면 결속의 근거도 흔들립니다.

이것은 K-pop BM이 "신뢰"라는 기반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줍니다. 팬덤 지불 구조는 팬과 아티스트 사이의 관계적 신뢰, 그리고 지불 행위가 실제로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 관계에 대한 신뢰를 전제합니다. 신뢰가 훼손되면 지불 이유도 흔들립니다.

역설적으로, 이 신뢰 문제가 팬덤을 더 조직적으로 만드는 측면도 있습니다. "기획사가 조작하지 않아도 우리 팬덤의 순수 구매력으로 1위를 달성한다"는 것이 팬덤 내에서 가치 있는 목표가 됩니다. 이것이 총공 문화를 더 강화합니다.

특수 분야 - 버추얼 아이돌 BM

K-pop 팬덤 모델은 가상의 아이돌에게도 이식됐습니다.

VTuber(버추얼 유튜버)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바타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스트리머입니다. 실제 사람이 아바타를 조종하며 게임, 노래, 토크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호로라이브(Hololive, COVER Corp, 2016년 설립)**와 **니지사지(Nijisanji, ANYCOLOR Inc., 2017년 설립)**가 이 산업을 주도합니다. 호로라이브 소속 가우르 구라(Gawr Gura)는 2020년 데뷔 후 영어권 최대 VTuber로 성장해 2023년 기준 구독자 440만 명 이상을 보유했습니다. 유튜브 슈퍼챗 수익 TOP 10 아티스트에 VTuber 다수가 포함됩니다. 니지사지를 운영하는 ANYCOLOR는 2022년 일본 증시(4686)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2022년 최고점 기준 약 1,000억 엔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들의 수익 구조는 K-pop 팬덤 모델과 유사합니다. 유튜브 슈퍼챗(Super Chat, 라이브 방송 중 유료 강조 댓글), 채널 멤버십(월정액 구독), 굿즈 판매, 사인 CD 및 보이스 팩, 오프라인 콘서트 등입니다. 팬은 아바타 캐릭터에 감정을 투자하며, 그 캐릭터를 운영하는 사람(사실상 아티스트)과 연결을 느낍니다.

한국에서는 **버추얼 K-pop 아이돌 플레이브(PLAVE, 블래스트, 2023년 데뷔)**가 등장했습니다. 5명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이돌이 실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음방에 출연합니다. 실제 사람이 아바타로 활동합니다. 2024년 데뷔 1주년 팬콘서트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약 1만 2천 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버블 DM 서비스도 운영합니다. K-pop 팬덤 BM을 버추얼 아이돌에 그대로 적용한 사례입니다.

버추얼 아이돌이 K-pop 모델을 이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전 습관 공간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감정 투자를 하는 문화, 게임 캐릭터 굿즈를 구매하는 문화,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후원을 보내는 문화, 이 세 가지가 버추얼 아이돌 팬덤의 지불 공간을 형성합니다.

실패 사례 - 드림캐처의 지불 공간 분열

**드림캐처(Dreamcatcher, 드림캐처컴퍼니·킹덤엔터테인먼트, 2017년 데뷔)**는 K-pop에서 보기 드문 록 기반 걸그룹입니다. 악몽과 판타지를 결합한 독특한 세계관, 록 사운드와 아이돌 퍼포먼스의 결합으로 서구권에서 강한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2022년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 약 350만 명 이상으로, 한국 걸그룹 중 글로벌 스트리밍 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THE ROAD : Keep on Dreaming" 투어에서 미국 LA와 유럽 수도 7개 도시 공연장을 채웠습니다. 그러나 2022년 멜론 월간 차트 100위권 이내 진입은 드문 상황이었고, 음방 1위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 팬덤의 지불 공간이 한국 음악 차트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음반 판매량을 올리려면 한국 팬덤의 집중 구매가 필요합니다. 멜론·지니 스트리밍 차트를 올리려면 한국 사용자의 스트리밍이 필요합니다. 음방 1위를 받으려면 한국 팬덤의 투표 동원이 필요합니다. 드림캐처의 해외 팬들은 스포티파이, 유튜브로 음악을 듣습니다. 이것이 한국 차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드림캐처는 해외 공연장 매진과 국내 음방 1위 부재가 동시에 성립하는 역설을 보여줬습니다. 팬덤이 지불하는 공간(해외 스트리밍, 해외 콘서트 티켓)과 아티스트의 활동 기반(한국 차트, 한국 방송)이 분리돼 있습니다.

이것은 K-pop BM의 구조적 취약점이기도 합니다. K-pop의 성과 지표 시스템이 한국 내 지불 공간에 집중 설계돼 있어,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역설이 생깁니다. 드림캐처가 이 역설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지불 공간이 분열됐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가, K-pop이 글로벌화할수록 이 문제는 더 자주 등장합니다.

이 편의 힌트 - 팬덤을 설계하려는 사람에게

힌트 1: 당신의 팬이 "정체성"을 느끼게 할 수 있는가?

K-pop 팬은 특정 그룹의 팬임이 자신의 정체성 일부입니다. 이름이 있습니다(아미, 블링크, 캐럿). 색깔이 있습니다. 응원봉이 있습니다. 정체성이 생기면 팬덤은 자발적으로 지불 공간을 만듭니다. 기획사가 설계하지 않아도. 당신의 콘텐츠 팬은 집단으로서의 이름과 정체성을 가질 수 있습니까?

힌트 2: 같은 결제에 여러 가지 이유를 설계할 수 있는가?

K-pop 음반은 하나의 결제 행위에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포토카드(수집), 차트 기여(투표), 아티스트 지지(정체성 표현). 어떤 이유가 주효한지는 팬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이유가 같은 결제로 수렴합니다. 당신의 결제 상품에 몇 가지 이유를 담을 수 있습니까?

힌트 3: 팬이 만드는 지불 공간을 막지 말고, 설계하라.

역조공, 생일 광고, 서포트 트럭은 기획사가 만들지 않았습니다. 팬이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한 환경은 기획사가 설계했습니다. 공식 팬 계정, 아티스트 정보의 적절한 공개, 팬 활동에 대한 아티스트의 반응. 팬이 지불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과 그 공간을 막는 것, 어느 쪽이 더 많은 수익을 만드는지 K-pop 역사가 증명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음악 생태계의 다른 축을 봅니다. 스트리밍이 아티스트에게 더 적은 돈을 주는 시대에, 라이브 공연이 왜 더 커지고 있는지. 레이블과 공연 기획사가 어떻게 수익을 나누는지. 그리고 음악 저작권이 어떻게 투자 상품이 됐는지.

김동은WhtDrgon@MEJE.kr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