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DONG-EUN · 세계관설계자 (15편)
핍진성, 허락의 메커니즘
2편. 핍진성, 허락의 메커니즘
세계관이 스토리가 비추지 않는 곳까지 만드는 작업이라면, 곧바로 의문이 따라온다. 보이지도 않는 것을 왜 만드는가. 답은 독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승인 절차에 있다. 독자는 용과 마법과 초광속 우주선을 믿어준다. 아무렇게나 믿어주는 것은 아니다. 조건이 있고, 절차가 있고, 파기 사유가 있다. 2편의 관통 질문은 이것이다: 독자는 왜 허구의 세계를 믿어주는가. 이 승인의 구조를 알아야 세계관이 어디에 힘을 써야 하는지가 정해진다.
1. 그럴듯함: 사실성과 핍진성은 다르다
승인의 첫 열쇠는 그럴듯함이다. 그럴듯함은 사실성과 다르다. 사실성은 현실과 일치하는 정도이고, 그럴듯함은 그 세계 안에서 말이 되는 정도다. 용은 사실적이지 않다. 그러나 용이 나오는 세계에서 용의 비늘이 창을 튕겨내는 것은 그럴듯하다. 반대로 현실에 있는 일도 그럴듯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일어난 우연한 사건을 그대로 소설에 옮기면 독자는 작위적이라고 느낀다. 현실은 우연을 허락하지만 이야기는 우연을 잘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화 기반 작품이 오히려 각색을 거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실을 그럴듯함으로 번역하는 공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창작의 세계는 현실보다 엄격한 심사를 받는다. 현실은 존재 자체가 증명이지만, 허구는 매 순간 자신이 말이 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 입증의 대상은 사실 여부가 아니라 내적인 정합성이다. 독자가 검사하는 것은 이 세계가 지구의 물리법칙을 따르는가가 아니라, 이 세계가 스스로 세운 법칙을 따르는가이다. 설계자의 일은 여기서 갈린다. 고증 담당자는 현실과의 일치를 관리하고, 설계자는 세계 내부의 일치를 관리한다. 두 일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심사 기준이 다르다. 사극의 복식 고증과 가상 왕국의 복식 설정은 같은 기술을 쓰지만 다른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럴듯함이라는 말은 일상어라서 기준으로 삼기에 무르다. 이 무른 감각에 학술적인 이름과 구조를 붙인 것이 다음 개념이다.
2. 핍진성verisimilitude의 철학
그럴듯함의 학명이 핍진성verisimilitude이다. 라틴어 베룸verum, 곧 진실과 시밀리스similis, 곧 닮음이 합쳐진 말로, 진실을 닮은 정도라는 뜻이다. 문예 이론에서 핍진성은 허구가 독자에게 참처럼 받아들여지는 성질을 가리킨다. 핵심은 참이 아니라 참처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개연성 있는 불가능이 개연성 없는 가능보다 낫다고 했다. 일어날 수 없지만 말이 되는 이야기가, 일어날 수 있지만 말이 안 되는 이야기보다 낫다는 뜻이다. 이 오래된 명제가 세계관 작업의 헌법이다. 핍진성은 두 층위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문화적 핍진성으로, 독자가 속한 현실의 상식과 어긋나지 않는 정도다. 다른 하나는 장르적 핍진성으로, 그 장르의 관습과 어긋나지 않는 정도다. 무협의 경공은 물리학과 어긋나지만 장르적 핍진성 안에 있다. 같은 경공이 현대 법정물에 나오면 두 층위 모두에서 기각된다. 어느 법정에서 심사받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하는 것이다. 독자는 두 층위를 오가며 심사하고, 장르에 익숙할수록 장르적 핍진성의 비중이 커진다. 상세한 설정이 핍진성을 올려준다는 명제도 여기서 근거를 얻는다. 설정은 세계가 스스로 세운 법칙의 목록이고, 목록이 촘촘할수록 참처럼 보일 재료가 많아진다. 다만 재료는 서로 어긋나지 않아야 재료다. 양이 정합성을 앞설 수는 없다. 핍진성은 이 연재 전체에서 품질의 척도로 계속 쓰인다.
3. 불신의 정지suspension of disbelief
핍진성이 세계 쪽의 성질이라면, 독자 쪽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행위가 일어난다. 시인 콜리지가 이름 붙인 불신의 정지suspension of disbelief다. 독자는 허구를 접할 때 이것은 가짜라는 판단을 자발적으로 멈춘다. 콜리지는 여기에 자발적willing이라는 수식을 붙였다. 속는 것이 아니라 속아주는 것이다. 마술 공연의 관객과 같다. 트릭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입장하고, 트릭이 보이지 않기를 함께 바란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속이는 일은 작가의 기술이지만, 속아주는 일은 독자의 협조다. 협조에는 대가가 요구된다. 독자는 불신을 멈추는 대신 그만한 재미와 정합성을 돌려받기를 기대한다. 기대가 배반되면 협조는 즉시 철회된다. 철회의 순간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다. 몰입해서 보던 영화에서 갑자기 어색한 대사 하나에 극장 의자의 감촉이 돌아오는 순간이다. 불신의 정지는 스위치가 아니라 지속적인 유지 상태이며, 유지에는 계속 연료가 든다. 그 연료가 앞에서 말한 핍진성이다. 연료는 소모품이라서 초반의 승인이 끝까지 가지 않는다. 장마다 조금씩 다시 채워져야 한다. 세계관 문서의 그 많은 디테일은 결국 독자의 협조를 유지시키는 연료의 비축분이다. 설계자는 독자를 설득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협조할 준비가 된 독자가 협조를 거둘 이유를 없애는 사람이다. 방향이 수비에 가깝다는 점이 이 직무의 특징이다.
4. 허락받은 세계관: 독자와 맺는 계약
불신의 정지가 성립하는 순간, 독자와 작품 사이에는 계약이 맺어진다. 나는 이것을 허락이라고 부른다. 허락받은 세계관은 독자가 전제를 승인한 세계관이다. 계약의 조항은 대체로 이렇다: 전제는 얼마든지 커도 좋다, 대신 승인된 전제를 도중에 바꾸지 말라. 독자는 시작할 때 용이 있는 세계, 죽은 자가 돌아오는 세계, 시간이 되감기는 세계까지 통째로 승인해준다. 첫 승인의 관대함은 놀라울 정도다. 포스터와 장르 표기만 보고도 독자는 좀비의 존재나 마법의 실재 같은 거대한 전제를 미리 승인하고 들어온다. 그러나 같은 독자가 승인 이후의 작은 변경에는 가혹하다. 3화에서 은에 약하다던 괴물이 15화에서 은검을 맨손으로 잡으면 계약 위반이다. 전제의 크기는 문제가 아니고 전제의 변경이 문제다. 독자가 계약서에 서명한 항목은 세계의 크기가 아니라 세계의 항상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락은 시점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의 규칙은 가능한 한 일찍 제시될수록 싸게 승인받는다. 늦게 나온 규칙은 아무리 정당해도 후출된 변명처럼 심사받는다. 후반에 꼭 필요한 규칙이라면 초반에 무해한 형태로 먼저 등장시키는 것이 계약을 지키는 기술이다. 설계자에게 이 계약은 두 가지 실무 지침이 된다. 첫째, 세계의 전제 목록을 작품 초반에 배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둘째, 승인된 전제의 목록을 관리하여 어떤 창작자도 모르고 위반하지 않게 한다. 계약서의 관리자가 곧 설계자다.
5. 다이브: 몰입의 구조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독자에게 일어나는 상태를 다이브라고 부르겠다. 다이브는 독자가 세계 바깥의 판단을 멈추고 세계 내부의 논리로 생각하기 시작한 상태다. 불신의 정지가 입장권이라면 다이브는 입장 후의 체류다. 다이브한 독자는 질문의 종류가 달라진다. 이 설정이 말이 되는가라고 묻는 대신, 그래서 주인공은 어떻게 빠져나가는가라고 묻는다. 심사관이 참가자로 바뀌는 것이다. 참가자는 세계의 규칙을 자기 추론의 도구로 쓴다. 규칙이 도구가 되는 순간부터 설정은 정보가 아니라 재미의 재료가 된다. 이 상태는 세계관 작업의 목표 지점이다. 체류의 깊이는 세계의 밀도에 비례한다. 걸어 들어갈 골목이 많고, 뒤에 사연이 있어 보이는 행인이 많고, 지도의 끝에 미답의 지명이 있을수록 독자는 더 오래 머문다. 앞에서 말한 낭비와 사치가 값을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쓰이지 않은 설정은 이야기에는 불필요했지만 체류에는 필요했던 것이다. 관광 도시와 같은 구조다. 들어가지 않을 골목이라도 존재해야 도시가 되고, 다 둘러보지 못할 크기여야 다시 찾게 된다. 다이브는 깨지기도 쉽다. 세계 바깥의 것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독자는 수면 위로 올라온다. 작가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릴 때, 현실의 논쟁이 세계를 뚫고 들어올 때, 그리고 세계가 자기 규칙을 어길 때다. 앞의 둘은 작가의 영역이지만 마지막은 설계자의 영역이다.
6. 기계장치의 신deus ex machina: 허락이 깨지는 순간
규칙 위반의 가장 오래된 사례에는 이미 이천 년 된 이름이 있다. 기계장치의 신deus ex machina이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는 이야기가 꼬여 풀 수 없게 되면 기중기 장치로 신 역할의 배우를 무대에 내려보내 단번에 해결하게 했다. 세계 안의 인과로 풀리지 않은 문제를 세계 바깥의 권능으로 봉합한 것이다. 관객이 여기서 느끼는 감정은 배신감이다. 지금까지 따라온 세계의 규칙이 사실은 언제든 무시될 수 있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폭로되기 때문이다. 한 번의 편리한 해결이 세계 전체의 신용을 무너뜨린다. 관객이 잃는 것은 결말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은 추론의 가치다. 규칙이 무시되는 세계에서는 추리할 이유가 없고, 참가자였던 독자는 그 순간 관람객으로 강등된다. 현대의 기계장치의 신은 기중기를 타고 오지 않는다. 설명 없이 나타나는 새로운 능력, 마침 그 자리에 있던 결정적 아이템, 갑자기 마음을 바꾸는 악역으로 온다. 공통점은 하나다: 해결의 근거가 세계 안에 미리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설계자의 예방책은 근거의 선매설이다. 나중에 쓰일 해결책일수록 일찍, 눈에 띄지 않게, 다른 용도인 것처럼 세계에 심어둔다. 심어둔 것으로 해결하면 복선이 되고, 심지 않은 것으로 해결하면 기계장치의 신이 된다. 같은 결말이 세계관 관리에 따라 정반대의 평가를 받는다. 복선과 기계장치의 신은 결과물이 아니라 준비 이력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7. 패러독스: 설정 충돌의 비용
기계장치의 신이 단발의 위반이라면, 패러독스는 구조의 위반이다. 여기서 패러독스는 설정과 설정이 서로 충돌하여 양쪽 다 참일 수 없게 된 상태를 뜻한다. 2권에서 왕국의 인구가 십만인데 5권에서 수도 하나에 백만이 산다면 패러독스다. 순간이동이 가능한 세계에서 주인공이 마차로 한 달을 이동하면, 금지 사유가 제시되지 않는 한 패러독스다. 패러독스의 비용은 복리로 불어난다. 발견한 독자는 우선 그 장면을 의심하고, 다음에는 그 설정을 의심하고, 마침내 세계 전체를 의심한다. 한번 심사관으로 돌아간 독자는 이후의 모든 장면을 검사하며 읽는다. 다이브가 끝나는 것이다. 더 나쁜 것은 발견의 주체다. 패러독스는 대개 작가가 아니라 팬덤이 찾아낸다. 세계를 사랑해서 오래 들여다본 사람들이 가장 먼저 균열을 본다. 발견은 공유되고, 공유된 균열은 목록이 되어 세계를 따라다닌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오래된 모순이 다시 소환된다. 세계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실망도 크고, 실망한 핵심 팬덤은 조용히 떠나지 않는다. 패러독스는 창작의 실패라기보다 관리의 실패다. 두 설정을 각각 만들 때는 둘 다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충돌은 두 설정이 대조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다. 특히 제작진이 교체되는 시점, 매체를 옮기는 시점, 연재가 길어져 초기 설정이 잊히는 시점이 다발 구간이다. 대조를 시스템으로 만드는 방법은 방법론에서 다룬다.
8. 일관된 법칙: 은연중에 체감되는 완성도
패러독스의 반대편에 일관된 법칙이 있다. 일관성은 이상하게도 독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 미덕이다. 패러독스는 발견되는 순간 소란을 일으키지만, 일관성은 발견되지 않은 채 조용히 작동한다. 독자는 이 세계의 화폐 단위가 십 년째 안 바뀌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다만 이 작품은 어딘가 단단하다고 느낀다. 근거를 대라면 대지 못하지만 평점과 완주율에는 반영되는 감각이다. 완성도라는 막연한 인상의 실체 중 하나가 이 무의식적 체감이다. 일관성의 효과는 누적된다. 규칙이 지켜지는 것을 반복해서 겪은 독자는 세계에 대한 신용을 쌓고, 신용이 쌓이면 심사가 느슨해진다. 신용 높은 세계는 웬만한 무리수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로 통과된다. 신용 낮은 세계는 사소한 비약도 또 시작이라고 심사받는다. 같은 전개가 세계의 신용 등급에 따라 다른 판정을 받는 것이다. 장수 시리즈가 무리한 전개를 소화해내는 힘의 정체가 이 적립된 신용이다. 문제는 일관성의 비용 구조다. 일관성은 지킬 때는 티가 안 나고 어길 때만 티가 난다. 그래서 조직은 일관성 관리에 예산을 쓰는 일을 아까워한다. 설계자는 이 보이지 않는 자산의 회계 담당자다.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성과인 직무는 성과를 증명하기 어렵다. 보안과 안전 관리가 같은 처지다. 그 분야들이 점검 기록으로 성과를 증명하듯, 설계자도 대조와 검수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 그래서 더욱 기록이 필요하다.
9. 디테일의 원리: 상세 설정이 패러독스를 줄이는 이유
일관성을 지키는 실무 수단이 디테일이다. 언뜻 반대로 보인다. 설정이 많을수록 충돌할 설정도 많아지지 않는가. 그런데 실제로는 상세한 설정이 패러독스를 줄여준다. 원리는 결정의 시점에 있다. 설정이 없는 부분은 백지가 아니다. 창작이 진행되면 그 부분은 반드시 누군가에 의해, 마감에 쫓기며, 그 장면의 필요만 보고 즉석에서 결정된다. 즉석 결정은 전체와 대조되지 않은 결정이고, 대조되지 않은 결정이 패러독스의 산지다. 연재물의 모순 대부분이 초기 구상이 아니라 중반의 급한 결정에서 나오는 이유다. 미리 만들어둔 디테일은 이 즉석 결정을 대체한다. 왕국의 인구를 미리 정해두면 아무도 그때그때 편한 숫자를 지어내지 않는다. 디테일은 창작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무단 결정을 구속한다. 또 하나의 원리는 연쇄 검증이다. 인구를 정하려면 식량 생산량을 봐야 하고, 식량을 보려면 경작지와 기후를 봐야 한다. 디테일 하나를 확정하는 과정이 주변 설정들과의 대조를 강제하는 것이다. 상세화 자체가 검증 절차를 겸한다. 그래서 잘 만든 설정집은 결과물이면서 동시에 검수가 끝났다는 증명서다. 물론 모든 곳을 상세화할 수는 없다. 즉석 결정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곳, 곧 이야기가 자주 지나갈 길목부터 깔아두는 것이 순서다. 주인공의 이동 경로, 반복 등장하는 조직, 자주 언급될 과거 사건이 대표적인 길목이다. 길목의 판별은 설계 요소를 다룰 때 이어서 말한다.
10. 설정과 핍진성의 경계: 실무 작업은 어디까지인가
디테일이 미덕이라면 어디까지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마지막에 남는다. 핍진성을 위한 실무 작업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기준은 독자의 검증 가능 지점이다. 독자가 작품을 통해 검증할 수 있거나 검증하고 싶어질 범위까지가 실무의 의무 구간이다. 화폐가 화면에 나오면 단위와 대략의 가치는 의무다. 그 화폐의 합금 비율은 의무가 아니다. 다만 위조 화폐가 플롯에 등장할 예정이라면 합금 비율은 그 순간 의무 구간으로 들어온다. 경계는 고정선이 아니라 이야기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선이다. 다만 앞에서 본 대로 세계관은 낭비를 필수요소로 가지므로, 의무 구간 바깥의 작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금지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의무 구간이 비어 있는데 바깥을 파는 일이다. 독자가 물을 것에 답이 없으면서 아무도 안 물을 것에 답이 쌓이는 상태는 놀음이다. 다른 하나는 만든 것을 다 보여주려는 일이다. 설정의 존재와 설정의 노출은 별개다. 빙산은 잠긴 부분 때문에 떠 있지만, 잠긴 부분을 물 위로 끌어올리면 배를 막는 장애물이 된다. 문서에는 전부 있되 작품에는 필요한 만큼만 나온다. 노출되지 않은 부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작품의 예비 자원으로 남는다. 이 노출 통제의 권한은 작가에게 있고, 비축의 책임은 설계자에게 있다. 경계의 문제는 결국 분업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 분업의 전모가 다음 주제, 곧 세계관의 효용과 직업의 문제다.